[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기온이 -17도를 보이는 등 한파가 몰아치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동 중림시장에서 한 상인이 모닥불을 피우고 손을 녹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기온이 -17도를 보이는 등 한파가 몰아치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중림동 중림시장에서 한 상인이 모닥불을 피우고 손을 녹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4

시민, 점퍼·마스크·장갑 등 중무장

시장상인 “많던 외국인 손님도 끊겨”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장사 안되는 것보다 추운 게 제일 힘들지…. 장사를 해야 하는데 (추워서) 입을 못 열겠어. 큰일 났어.”

24일 서울시 중구 남대문 시장에서 꼬마김밥을 팔고 있던 이영례(여, 60대)씨는 입고 있던 점퍼를 여미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김밥을 뒤적거리다 “이것 봐, 김밥도 얼었네”라며 추운 날씨에 달라붙은 김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6도까지 떨어지는 등 올겨울 최강 한파가 전국을 강타했다. 칼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져 서울 영하 22.6도, 인천 영하 24.9도 등을 기록했다.

오전부터 길을 지나는 시민들은 두꺼운 점퍼와 마스크, 목도리, 장갑 등으로 중무장한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서둘러 걸음을 재촉했다. 버스 정류장엔 점퍼 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바람이 불자 “어우” “귀가 떨어진 것 같아” “손에 감각이 없는데?”라는 시민들의 대화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올겨울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24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옷을 두껍게 껴입은 시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올겨울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인 24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옷을 두껍게 껴입은 시민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4

영화를 보고 집으로 가는 길이라던 한윤희(가명, 20대, 여)씨는 “날씨가 너무 추워서 집에 그냥 가만히 있을 걸 그랬다”며 “5분 뒤에 버스가 오는데 너무 추워서 계속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어야겠다. 앞으로 한파가 예보되면 장갑과 손난로를 꼭 챙겨 나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임재찬(56, 남)씨도 연신 손을 비비며 몸을 녹이고 있었다. 그는 “칼바람이 불어서 완전무장을 해도 춥다”며 “영하의 날씨라도 바람만 안 불면 그나마 괜찮은데 오늘은 특히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더 추운 것 같다”고 말했다.

매서운 추위는 시장까지 꽁꽁 얼렸다. 외국인 여행객 등으로 늘 인산인해를 이뤘던 남대문 시장은 평소보다 한가했다. 시장 상인들은 “추위에 그 많던 외국인 손님까지 보이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양말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원석(50대, 남)씨는 “어제는 너무 추워서 노점상들도 1~2팀 밖에 안 나왔다”며 “추워서 손님이 없으니까 노점상들도 안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벽 3시에 나와서 장사를 준비했다는 김향숙(가명, 여, 60대)씨는 “물건은 많이 받아놨는데 시장에 사람이 없어서 다 쌓아놓고만 있다”며 “그저 추운 날씨가 야속할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커피 배달을 온 이정재(가명, 남, 50대)씨는 “골목길로 오다가 얼음 때문에 미끄러질 뻔했다”며 “오토바이를 타면 체감온도가 영하 5도 정도 더 떨어져서 이렇게 추운 날씨엔 배달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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