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포커스] 김선택 종교투명성센터 상임공동대표 “종교인, 도덕·양심 살아 있어야… 그 출발점은 ‘재정투명성’”
[피플&포커스] 김선택 종교투명성센터 상임공동대표 “종교인, 도덕·양심 살아 있어야… 그 출발점은 ‘재정투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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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택 종교투명성센터 상임공동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김선택 종교투명성센터 상임공동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국민혈세인 국가예산 사용하면서 재정 불투명”
“재정 공개는 의무… 종교계 신뢰 높여야 할 것”
“종교재정의 투명성·책임성·공공성 실현하겠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 ‘공정(公正)하고 정의(正義)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국민과 약속했다. 새해를 여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기 위해 한 이 말을 되뇌어보고 곱씹다보면 불편한 우리의 사회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 많은 국민들은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고 불의하다’라는 인식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젠 어느 누가 공정과 정의를 이야기한들 귀에 담는 이가 그리 많지 않다.

공정과 정의가 우리의 삶 속에서 다시 꿈틀대고 살아서 국민들에게 희망과 밝은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선 그 밑바탕에 투명성과 공공성이 깔려 있어야 하며, 특히 우리 사회를 이끌고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종교계가 그렇게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한없이 무너져 내린 신뢰를 회복하고 종교단체의 투명성과 책임성, 공공성을 실현하고자 올해 1월 중순 출범한 시민사회단체가 ‘종교투명성센터’다. 초대 상임공동대표를 맡은 김선택 대표(한국납세자연맹 회장)를 출범식에서 만나, 종교투명성센터의 목표와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종교투명성센터는 어떤 단체인가. 왜 설립했고 앞으로 무슨 일을 하고 싶나.

‘종교재정의 투명성, 책임성, 공공성을 실현한다’는 비전을 담았다. 종교는 성역과도 같은 곳이 돼버렸다. 그러나 국민의 피와 땀인 세금이 막대하게 들어간다. 종교계 예산의 투명한 집행과 공개는 당연한 것이자 의무다. 그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종교계 재정운영과 예산집행을 도모하고 종교계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제고함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종교계 재정 관련 자료수집 및 조사, 분석 업무를 할 것이다. 합리적인 종교계 재정운영을 위한 법·제도 등을 개선하고, 이밖에 종교계 재정 투명성을 위한 기타 제반 활동을 펼쳐나가겠다.

― 종교의 투명성이 왜 중요한가.

투명성은 부패와 특권을 없애는 데 가장 중요하다. 투명성은 모든 조직의 신뢰 기반이 된다. 투명성이 없이 단순히 조직을 신뢰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믿지 않는다. 존경을 받아왔던 종교계가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점수를 매기기는 어렵지만 다른 조직에 비해 낮다고 볼 수 있다.

― 종교계 국고보조사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관련 사업의 천문학적인 세금 지원에 따른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모든 세금 지원에는 지원의 타당성과 예산 집행의 검증이 필요하다. 한국은 국민의 피땀인 세금의 사용에 대해서 제대로 된 결산(검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불교계에 지원되는 템플스테이 예산의 경우에도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에 의해 사찰에 배정했으며, 어떻게 집행됐는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사용내역에 대해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천주교계가 추진하는 서울 서소문역사공원 성역화사업도 그렇다.

― 종교계가 운용하는 재정은 수입에서 지출까지 대부분 비공개다. 어떻게 투명한 재정 운영을 유도할 것이며,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부분을 공개하게 할 방책이 있는가.

현재 기부금세액공제를 받는 비영리단체 모두 국세청 등에 재정보고를 하도록 돼 있는데 종교계만 제출하지 않고 있다. 법 개정을 통해 재정보고를 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캐나다의 경우 국세청 홈페이지에서 종교단체 이름을 검색하면 그 종교단체의 10년간 재무상황, 임금 지불상황, 각종 활동내역 등을 모두 검색할 수 있다.

급여를 받는 상근 종교인의 임금 세부내역(인원, 금액, 장로·목사 인적사항)을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캐나다가 그렇게 하는 것은 종교단체에 기부금세액공제 등 세제혜택을 주기 때문에 법적인 의무를 주는 것이다.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비영리민간단체 등록번호(Charity number)를 부여하지 않는다. 또 종교계 내부적으로도 감사기능 강화 등을 통해 재정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 종교단체 재정 운영 과정에서 집행까지 문제 삼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평신도들은 드물다. 조직의 변화와 개혁을 끌어내기 위해선 내부고발이 필수적이다.

내부고발은 공익을 위해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 아직까지 내부고발에 나서는 양심적인 사람들이 해당 조직으로부터는 배신자 등의 소리를 들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종교단체의 경우는 일반 사회조직과는 다른 분위기와 규범이 작동하기 때문에 내부고발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은 우리 사회에서 종교계의 투명성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와 여론형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종교인 과세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높았다는 점이, 비록 누더기가 되긴 했지만 종교인 과세 시행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을 이해한다면 이 역시 같은 방법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생각한다.

― 그동안 학계나 시민단체들의 제안이나 요구가 있었다. 하지만 이를 수용하는 종교단체는 드물었다.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면.

영향력은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종교투명성센터가 좋은 활동을 꾸준히 잘 할 때 언론도 관심을 가져주고, 국민도 수긍하게 되고, 종교단체도 수용하게 된다.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러한 활동을 할 때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이다.

― 종교인 스스로도 위기의식이 있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 중 하나가 권력(교권)과 돈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종교는 정직의 가치와 타인에 대한 관용의 정신이 중요하고, 힘없고 고통받고 가난한 사람의 편에 서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종교인이 먼저 권력과 돈에 초연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종교에 대한 불신이 쌓이고 있다. 근원적 원인 제공을 성직자가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출발점은 한마디로 ‘재정의 투명성’에 있다고 본다.

― 종교의 활동 스펙트럼이 넓다. 종교인이 가장 우선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

종교인은 사회의 어느 분야보다도 도덕적이고 양심적이어야 한다. 그것이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우리 스스로의 거울 역할이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도덕적이고 양심적이지 않더라도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종교인과 종교단체를 바라보면서 다시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종교인들이 가장 우선해야 할 역할이다. 그런데 종교인이 오히려 세상 사람들보다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 우리 사회는 더 이상 도덕과 양심이 숨 쉴 수 없는 부정과 타락이 득세하는 약육강식의 세계가 되고 말 것이다.

― 종교투명성센터가 출발했다. 정부와 종교계, 국민들에게 드리는 한 말씀은.

종교는 우리 사회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다. 종교계가 먼저 투명성을 높인다면 그것이 정부와 사기업, 국민 개개인에게 영향을 미쳐 우리 사회 전체의 투명성을 높이고, 한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본다. 종교계 투명성은 종교계 내부의 문제만이 아니다. 종교의 위기는 곧 공동체의 위기라고 볼 수 있다. 비종교인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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