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과 러시아가 잇따라 동남아 국가들에 방문하며 군사협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군사적 패권 확장을 노리는 중국을 견제하는 데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를 이틀 일정으로 방문한 데 이어 베트남도 찾는다.

매티스 장관은 이번 순방에 앞서 “’평화’라는 뜻의 태평양이 평화롭게 유지돼 이 바다를 공유하는 모든 나라가 번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남아 국가들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빚는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미국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치다가 중국의 강한 반발을 샀다.

특히 미국의 전통 우방인 필리핀이 지난 21일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미국은 중국과 갈등의 골이 깊은 베트남의 손을 더 강하게 잡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미국의 이 같은 행보에 맹비난하고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영·중문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와 환구시보는 23일 사평에서 “남중국해는 더는 미국이 혼자 지배할 수 없다”며 “미국의 도발이 계속된다면 중국은 조만간 남중국해를 군사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들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이 일정 기간 남중국해와 관련해 중국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 미국은 관련 국가들이 장기간 평화에 분쟁을 잊을까 두려워 직접 분쟁을 조장하고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중국과 대국 경쟁 관계를 원한다면 남중국해가 가장 적합한 지역이 될 것”이라며 “남중국해는 넓은 해역이 있어 미국의 해군력을 과시하기 좋고, 일부 국가와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하고 있어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기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이들 신문은 그러나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과 미국 양 대국의 교차점에 위치하길 원하고, 전략적 주체성을 유지하길 원한다. 그들은 중국과 미국 어느 쪽 하고도 충돌하거나 종속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의도대로 남중국해를 좌지우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군비 확장에 애쓰는 동남아에 대한 무기 판매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주말 미얀마, 라오스에 이어 22일에는 베트남을 방문했다. 쇼이구 장관은 미얀마, 라오스와의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국 군사협력 확대에 합의했으며 미얀마는 러시아산 신형 4.5세대 다목적 전투기 수호이(Su)-30을 사기로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