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2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2

민주당 “평창 평화올림픽 노력 폄하 말라”

한국당 “올림픽 정치쇼 혹독 대가 치를 것”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의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문제와 관련해 찬반 여론이 갈리는 가운데 22일 여야도 각각의 주장을 내 놓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남북 단일팀 구성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남한 선수단의 일방적 희생이며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한 정부의 강요”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개 종목에 대한 최소한의 북한 선수단 참가에 대해 극우적 발언과 막무가내 식 비판으로 과도하게 몰아가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 같은 한국당의 비판에 대해 MB정부가 과거 남북단일팀 구성에 대해 평창올림픽지원특별법으로 명문화 했던 사실과 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남북단일팀 구성 항의 서한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보낸 것 등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섰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최근 평창올림픽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대표에서부터 대변인까지 반공주의 시대를 연상시키는 극우적 발언들은 참으로 목불인견”이라면서 “국제 사회도 응원하는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어떻게 평양올림픽이며, 체제선전가인가. 우리 국민과 정부의 성공적인 평창 평화올림픽을 위한 노력을 이렇게 폄하하고 막무가내로 비판하는 것이 온당한가”라고 반문했다.

또 IOC에 항의서한을 보낸 한국당 나경원 의원에 대해서도 “불과 5년 전 나경원 의원은 평창 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 북한의 참가를 위해 북에 서한까지 보낸 장본인인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반대 서한)을 보냈다니 매우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14년도에도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국회부의장은 재정적자를 막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평창올림픽의 분산 개최를 IOC에 제안하는 방안까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며 “또 이명박 정부 시절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평창올림픽지원특별법 제85조에 의하면 남북단일팀 구성과 북한과의 협의를 명문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은 마치 이런 사실이 애초에 있지도 않은 것처럼 행동하고 있으니 참으로 말문이 막힐 뿐”이라고 토로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같은 자리에서 “올림픽 휴전이라는 말도 있고 올림픽 정신의 최고 가치는 평화”라면서 “만약 북한이 올림픽 기간 동안 핵실험을 하고, 탄도미사일을 쏴대고, 한미 간의 군사훈련이 한반도에서 진행되는 상황이었다면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는데 큰 장애가 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서 북한 참가를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가 환영하고, IOC가 규정 외 참가를 허가하고, 엔트리까지 늘려주면서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북한 참가는 평화올림픽의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서도 아주 좋은 일”이라며 “그런데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 거기에 최근에는 안철수 대표까지 가세해서 평양올림픽이니, 한반도기와 인공기 입장은 안 된다느니 하는 말씀들을 하고 계시니 이분들 눈은 뜨고 있으나 제대로 보지 못하는 청맹과니가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회견문을 읽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2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회견문을 읽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2

자유한국당은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이 됐다며 거듭 지적하면서 특히 남북 단일팀 구성은 “출전기회 박탈”이라고 맹비난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신년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권을 ‘좌파 국가주의’라고 규정하면서 “땀 흘려 노력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빼앗아 ‘정부 방침’이라는 명목으로 남북 단일팀을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국가를 위해 개인이 희생하라는 전형적인 국가주의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10년 가까이 많은 강원도민과 국민들이 열심히 올림픽을 준비했는데, 한마디 국민적 논의도 없이 금강산에서 전야제를 열고 태극기도 애국가도 없는 올림픽 경기를 만드는 것 역시, 국가가 정했으니 국민은 무조건 따르라는 국가주의의 결과물”이라고 비판했다.

북한 사전점검단 방남 의전 문제를 두고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제원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권이 어제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자진반납하고 평양올림픽을 공식 선언하더니, 오늘은 아예 평양올림픽임을 확인이라도 하듯 일개 북한 대좌(대령급) 한명 모시는데 왕비 대하듯 지극정성을 다하고 있다”며 “국민은 불쾌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은 세계를 상대로 불장난을 버릇처럼 하고 있는 북한과 올림픽을 놓고 벌이는 정치쇼에 대해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문화재청 등에 대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DB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문화재청 등에 대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DB

“평창 올림픽이 아니라 평양 올림픽이다”며 남북 단일팀을 저지해달라고 국제올림픽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논란이 되고 있는 평창동계올림픽 위원인 나경원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구제척인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나 의원은 “(남북단일팀 구성)은 우리 선수들의 공정한 기회를 뺏는 것”이라며 “이 이벤트가 ‘빙판 위의 작은 통일’ 이런 말씀을 하셨다. 결국 스킨십이 아니라 이벤트이고 쇼잉(Showing)이 되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의원은 “북한팀 참가 자체에 대해서는 저도 환영한다”며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것이 국제사회 분위기와 안 맞는 또 지금 현재 남북관계와 안 맞는 이벤트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일팀 구성에서) 정부가 우리 선수들의 기회를 박탈하지 않겠다.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결국은 우리 선수들이 2년 이상 아주 땀과 눈물을 정말 흘리면서 노력했는데 그들의 공정한 기회를 박탈하면서 단일팀을 만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정부 절차도 먼저 문제를 삼을 수 있다”며 “정부는 항상 가장 중요한 게 당사자들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늘 말씀하시지 않았나. 그런데 우리 감독도 굉장히 충격적인 일이라고 이야기를 했고 선수들도 망연자실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자유한국당을 향해 유감을 표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상무위에서 “평창올림픽 북한 참가 문제를 둘러싼 한국당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라면서 “평양올림픽이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남북 단일팀 구성을 놓고 ‘반역’이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비난을 위한 비난을 일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준표 대표는 정부가 한반도기를 위해 태극기까지 포기했다며 단순하기 이를 데 없는 비난을 퍼부었다”면서 “그러나 만약 북한이 한반도기를 쓰지 않고 인공기를 들고 입장했다면 또 다른 비난을 퍼부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의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과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파견 번복 등 논란에 대해 “더 큰 대의를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때에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큰 틀을 내팽개치고 오로지 북한을 저주함으로써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한국당의 행태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0년 6월 여야의원 284명이 발의한 평창올림픽 유지지결의안 2항에 따르면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대한민국의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될 경우 동북아 평화와 인류 공동 번영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라고 명시돼 있다.

또 이명박 대통령 시절인 2011년 12월 29일 국회에서 통과한 평창올림픽 지원특별법 85조 2항에 따르면 “남북 단일팀 구성 등의 합의가 이루어지면 지방자치단체와 정부는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 규정했다.

또한 2012년 6월 당시 평창스페셜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이었던 나경원 의원은 “북한에도 서한을 보내 참가를 요청한 상태”라며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참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회(SOI) 차원의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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