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해 은행채 발행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환하지 않고 남은 발행잔액도 사상 최대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은행채 발행액은 122조 1680억원으로 2008년(122조 4414억원) 이후 가장 컸다. 지난해 말 은행채 발행잔액은 282조 7642억원으로 월말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가계대출 등이 늘면서 은행의 자금 수요가 그만큼 증가한 데다 지난해에는 금리인상 기조와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비율(LCR) 규제의 영향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도별 은행채 발행 규모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2조 4414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09년 99조원, 2010년 86조원, 2011년 82조원, 2012년 72조원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2013년 80조원, 2014년 89조원, 2015년 109조원 등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2016년에만 107조원으로 잠시 주춤한 뒤 지난해 122조원대로 다시 급증했다.

은행채 발행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결정적인 배경으로는 가계대출과 함께 금리인상이 꼽힌다.

지난해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기준금리를 연 1.00~1.25%로 종전보다 0.25%포인트 올리자 금융시장에서는 금리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결국 은행들도 추가 금리인상 전에 필요자금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은행채 발행액이 1분기에는 24조원 수준이었으나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이 단행된 2분기에는 31조원 수준으로 급증했고 3분기 32조원, 4분기 34조원 등으로 계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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