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완희 기자]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을 이끄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21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음향 등 점검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1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을 이끄는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21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음향 등 점검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1

강릉 공연장으로 아트센터 유력… 서울 공연장 관심

예술의전당… 1990년 남북 공연 진행 경험 있어

국립극장·장충체육관… 막판 추가로 물망에 올라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북한 예술단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 공연 장소로 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고척스카이돔·국립극장·장충체육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15일 평창동계올림픽 파견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에서 북측 예술단은 올림픽 기간 서울과 강릉에서 한 차례씩 공연하기로 했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 점검단 7명은 21일 오후 황영조 체육관·강릉 아트센터 등 강원도 지역 공연 후보지를 방문했다. 남한 방문 첫날 일정을 마무리한 사전 점검단은 강릉아트센터에서 2시간 이상 실무협의를 해 아트센터가 유력한 공연지로 떠올랐다.

사전 점검단은 다음날인 22일 서울에서 공연장 후보지를 점검하고 북으로 돌아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울에서 예술의전당·세종문화회관·고척스카이돔 등을 둘러볼 것으로 보인다. 이 중 1990년 ‘90송년통일전통음악회’를 열었던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당시 음악회가 열렸던 콘서트홀은 이번에 방남하는 대규모 예술단을 수용하기에 좁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예술단 인원은 140명 규모로 오케스트라와 다른 예술 기능자도 예술단원으로 포함 돼 있다. 앞서 지난 15일 남북 실무접촉에서 우리 측 대표단에 따르면 북측 예술단은 오케스트라 80명과 노래·춤 등이 가능한 기타 예술단원 60여명이다.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프레스콜 모습. 2018.1.21
[천지일보=박선아 기자]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프레스콜 모습. 2018.1.21

 

이에 예술의전당 내에서 대안으로 떠오르는 공간은 대규모 오페라도 소화 가능한 오페라 극장이다. 그러나 오페라 극장은 오는 2월 25일까지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공연 일정이 잡혀있어 대관 가능 여부를 가늠할 수 없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도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 약 240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다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는 약 3000명의 관객이 입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종문화회관 이승엽 사장은 지난 15일 세종문화회관M씨어터에서 열린 ‘2018-19 세종시즌’ 발표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 예술단 방문과 관련해 정부 부처로부터 얘기 들은 것은 없다”며 “사안이 워낙에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할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내부적으로 준비를 하고는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M씨어터에서 진행된 ‘2018-19 세종시즌’ 발표 기자 간담회에서 이승엽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1
[천지일보=지승연 기자]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M씨어터에서 진행된 ‘2018-19 세종시즌’ 발표 기자 간담회에서 이승엽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1

그러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도 오는 28일부터 2월 18일까지 뮤지컬 ‘캣츠’ 내한 공연이 예정돼 있어 장소 선정 여부는 미지수다.

세번째로 거론되는 장소는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이다. 이곳은 최대 2만 5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곳으로 국내 실내 공연장 규모 중 최대다. 그동안 방탄소년단·엑소·빅뱅 등 유명 K팝 스타들의 공연이 이뤄졌으며, 메탈리카·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해외 팝 스타들이 이곳에서 공연했다.

이 외에도 서울 중구 국립극장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이 추가로 거론되고 있다. 국립극장 대극장인 해오름극장은 총 1563석이고 분장실로는 개인분장실 4실, 그룹분장실 5실로 구성 돼 있다. 장충체육관은 가변석 포함 총 4507석규모로 각종 스포츠경기와 포럼 등이 진행됐다. 현재 장충체육관의 2월 대관사항으로는 V리그 우리카드 위비배구단 홈경기·GS칼텍스KIXX 배구단 홈경기와 정화예술대학교 제10회 학위수여식 등이 있다.

현재 북측 예술단 공연의 윤곽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서울 공연장 중 어느 곳이 최종 공연장으로 선택될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사전 점검단은 강릉 공연장 점검 때와 같이 ▲무대 설치 가능 여부 ▲음향 설비 조건 ▲객석 규모 등을 따져 볼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북한의 대표적인 예술단체인 삼지연 악단은 북한 최고 종합공연예술단체인 만수대 예술단 소속으로 알려져 있다. 공연 도중 연주자들이 관객의 박수를 유도하는 등 파격적인 연주 형식으로 인기가 많다.

지난 2009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당시 창설돼 김정은 위원장이 모란봉 악단을 만들기 전에는 은하수 관현악단과 더불어 북한을 대표하는 2대 악단으로 꼽혔다. 삼지연이라는 명칭은 백두산 남동쪽에 위치한 양강동 삼지연에서 따왔는데,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 근거지이자 김정일의 고향이라는 게 북한 측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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