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6시간 감찰조사…인터뷰 않고 귀가
"중대한 사안이며 본인이 잘못된 절차 인정"

(서울=연합뉴스) 경찰의 성과주의가 지나친 범인 검거 실적 경쟁으로 흐른다며 `항명 파동'을 일으킨 채수창 전 서울 강북경찰서장에게 중징계가 내려질 전망이다.

채 전 서장은 1일 오전 11시께 감찰 조사를 받기 위해 정복을 입고 경찰청에 들어왔으며 청사 6층 감찰과 조사실에서 6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은 뒤 오후 5시30분께 귀가했다.

채 전 서장은 출석 당시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조사를 앞두고 있어 지금은 말할 상황이 아니다"며 답변을 거부해 조사가 끝나고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였으나 취재진과 다시 만나지 않고 그대로 경찰청을 빠져나갔다.

채 전 서장은 조사가 마무리된 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고 경찰청장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최대한 빨리 징계 절차를 진행해달라"는 말을 남겼다고 감찰 관계자는 전했다.

연합뉴스는 채 전 서장에게 여러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조사에서는 기자회견을 하게 된 동기와 배경 등이 집중 추궁됐으며, 채 전 서장은 경찰 고위 간부로서 기자회견이라는 절차를 통해 내부 불만을 얘기한 것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했다.

조현오 서울청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이 항명이나 하극상 행위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의도는 그렇지 않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채 전 서장의 징계 수위는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채 전 서장을 직위해제할 당시 "현직 서장이 언론 인터뷰라는 극단적 방법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은 조직 내 지휘계통을 위반한 기강문란 행위"라고 규정한 데다 본인이 절차상 잘못된 점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감찰 관계자는 "하극상 부분은 담당 조사관이 최종 판단할 문제이지만 이를 떠나 절차가 잘못된 기강 문란 행위라는 점을 본인이 인정했기 때문에 중징계가 나올 것 같다"고 전했다.

경찰은 조만간 중앙징계위원회를 소집해 채 전 서장의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채 전 서장은 지난달 28일 낮 강북서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청의 지나친 성과주의가 실적주의로 변질돼 양천서 고문의혹 사건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하면서 조현오 서울청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자신도 사직서를 제출해 파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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