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대상 ‘코리아그랜드세일’ 개막 첫 주말인 2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행사를 알리는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0
외국인 관광객 대상 ‘코리아그랜드세일’ 개막 첫 주말인 2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행사를 알리는 홍보물이 부착돼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0

 

정부 ‘글로벌 축제’ 키울것

관련 업계 직원들 “모른다”

상인들도 행사 인지 못해

[천지일보=김정필, 이승연 기자] “그랜드세일이요? 모르겠는데요.”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를 강조하며 야심차게 시작한 ‘2018 코리아그랜드세일’ 첫 주말인 20일, 서울의 대표 쇼핑 관광지인 동대문, 명동의 쇼핑몰을 찾아 직원들과 상인들에게 코리아그랜드세일에 대해 물었지만 대부분이 관련 내용을 알지 못했다. 외국인 관광객 역시 모르기는 마찬가지였고 또한 관련 홍보물마저도 찾기 어려웠다.

앞서 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문위원회는 서울 동대문구 두타몰 광장에서 ‘코리아그랜드세일’ 개막 기념행사를 열고 쇼핑을 통해 한국의 다양한 문화와 관광콘텐츠를 제공해 외국인 방한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중국 정부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를 일부 해제한 이후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중국 음력 설)’를 맞아 이번 행사에 기대감을 보이며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살거리·먹거리를 선보여 글로벌 축제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까지 맞물려 있어 항공, 숙박, 쇼핑, 뷰티 분야 등 700여개 기업 5만 2000여개 매장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키웠다.

하지만 이날 만난 관광객들과 상인들은 이 행사를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명동 거리에는 코리아그랜드세일 행사 현수막이 나부꼈다.

명동 거리에서 2년 째 신발 가게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 노진영(35, 남, 인천 서구)씨는 “관광객들이 행사에 대해서 잘 모른다”며 “2년간 매니저로 일하고 있지만 점점 홍보도 줄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명동 거리 상가에 홍보 팜플렛도 여러 장 나눠줬는데 이번에는 몇 장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명동 거리는 평소에도 다른 지역보다 외국인들에게 할인을 많이 해주는 편이라 행사에 크게 영향을 안받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의류 매장 매니저인 김경희(가명, 여)씨도 “저희 매장은 (코리아그랜드행사와) 관련이 없어서 외국인들 대상 추가 혜택은 없다”며 “홍보물이 붙어 있었는지도 몰랐다. 이와 관련한 어떤 정보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환학생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푸루이(26, 여, 중국)씨는 “관광객들이 잘 모르고 있다”며 “좀더 쉽게 설명해주고 홍보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대적으로 그랜드세일 이벤트를 마련한 백화점조차 홍보가 부족했다. 명동에 있는 한 백화점에서 만난 직원들도 하나같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한 직원은 “자체적인 세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알지만 그랜드세일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백화점 직원 역시 “홍보물이나 공지를 받은 게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중국의 유커(단체 관광객)와 싼커(개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동대문 지역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동대문에서 코리아그랜드세일 행사와 관련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강희두(가명)씨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잘 모르고 있고, 방문한 관광객이 SNS를 통해 알게 되는 것 같다”며 “행사 초반에는 많이 없지만 후반부에는 관광객들이 알고 오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가족과 함께 쇼핑을 마치고 나온 중국인 양양(가명, 여)씨는 “쇼핑을 하면서 알게 됐다”며 “다양한 혜택을 관광객들이 누릴 수 있도록 잘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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