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 백악관) ⓒ천지일보(뉴스천지)DB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 백악관) ⓒ천지일보(뉴스천지)DB

현지 주재 전 대사 78명 서한
“아프리카 기여로 세계 풍요”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미·아프리카 국가들을 향해 ‘거지소굴(shithole)’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현지 주재 전직 미 대사들이 집단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역대 공화당·민주당 정부에서 아프리카 주재 대사를 지낸 78명의 전직 외교관들이 집단 서한을 보냈다며 이처럼 밝혔다.

서한에서 이들은 “미국은 아프리카의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그들을 통해 듣고 배울 때 안전과 건강, 번영을 누릴 수 있다”며 “모든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많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포함해 아프리카인들의 기여 덕분에 세계가 더 풍요롭다”면서 “전직 아프리카 대사로서 아프리카의 복합적이고 풍부한 문화와 놀라운 관대함과 열정을 우리는 지켜봐 왔다”고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서한에는 미셸 개빈 전 보츠와나 대사와 조니 카슨 전 우간다·짐바브웨·케냐 대사가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다. 또한 지난해 9월 트럼프 행정부의 퇴직 압력을 받고 국무부 아프리카담당 차관보에서 물러난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전 케냐·나이지리아 대사, 좀 캠벨 전 나이지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 등도 동참했다.

개빈 전 대사는 “미국을 대표하는 사람이 그런 경멸적 방식으로 얘기하는 것을 듣고 무엇인가를 얘기해야 한다는 집단적 책임감이 들었다”고 밝혔다고 외신은 전했다.

앞서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티·엘살바도르 등 중미·아프리카 국가들을 향해 “우리가 왜 거지소굴 같은 나라들에서 이 모든 사람이 여기에 오도록 받아줘야 하는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인종차별적 발언이라는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세네갈·남아프리카공화국·나이지리아 등은 자국 주재 미국 대사들을 불러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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