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서울 강남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최근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보수를 궤멸시키고, 이를 위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7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서울 강남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최근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보수를 궤멸시키고, 이를 위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7

‘신구정권 갈등 비화’ 가능성
MB “檢, 처음부터 내가 목표”
여야 “국민 기망 vs 수사 과해”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실 소유주 논란과 더불어 국가정보원 특별활동비(특활비) 불법수수 의혹 등으로 수세에 몰린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17일 해당 의혹과 관련해 수사하는 검찰에 대해 “정치보복”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이 전 대통령이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에 나선 것이 아닌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부각시키면서 신구정권의 갈등이 비화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삼성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성명서를 발표하며 “최근 역사뒤집기와 보복정치로 대한민국의 근간이 흔들리는 데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표는 최근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와 관련해 ‘MB 집사’로 알려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구속되는 등 검찰 수사의 칼끝이 정면으로 자신을 향하게 된 것에 대한 반격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이 받는 의혹을 해명하기보다는 오히려 검찰의 수사에 정치적 목적이 있음을 내세우며 부당한 ‘보복수사’임을 강조했다.

그는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보수를 궤멸시키고, 이를 위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가 부당함을 강조하며 수세에 몰린 보수진영을 결집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강조하면서도 오히려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에게 책임이 있음을 설명하며 처음부터 자신을 향한 수사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와 함께 일했던 이명박 정부 청와대와 공직자들에 대한 최근 검찰 수사는 처음부터 나를 목표로 하는 것이 분명하다”며 “지금 수사를 받고 있는 우리 정부의 공직자들은 모두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서울 삼성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7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서울 삼성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7

이 전 대통령이 이전과는 다르게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현 정권과 검찰의 수사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정치권에서 여야의 공방은 더욱 과열될 전망이다.

실제로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전 대통령의 사과 없는 기자회견이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더 이상 국민을 기망하지 말고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적폐청산하라’는 국민의 명령에 대해 ‘정치공작’이라는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이 어처구니가 없다”면서 “검찰은 흔들림 없이 모든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호남 신년인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MB가 돈을 받았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대통령이 4~5억원 받은 것은 아무런 범죄혐의가 되지 않는다”면서 “사전에 공모한 것은 범죄지만 나중에 보고받은 것으로 MB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좀 과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자신의 SNS글에서도 “이번 정권처럼 일개 비서관의 지시 아래 ‘정치보복’ 목적으로 노골적으로 사냥개 노릇을 대놓고 자행하는 정권은 처음 본다”며 “권력이 영원 할 것 같지만 한순간이다.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의 향후 대응에 대한 비관적인 관측도 제기됐다.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은 “적폐청산 프레임에 갇힌 이 전 대통령이 과거 정부 자료를 내놓고 정면 반박하려 해도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정권에선 적폐청산의 끝을 MB가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것으로 볼 것”이라며 “그 순간 또 다른 정치적 역풍이 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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