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밴쿠버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출처: 밴쿠버회의 라이브 영상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16일(현지시간) 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밴쿠버 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출처: 밴쿠버회의 라이브 영상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북의 한미 등 균열시도 허용 안 돼… 北 선박차단 협력해야”
틸러슨, 지도까지 동원해 北 미사일 다국가 항공기 위협 설명
한·미·일 등, ‘北비핵화’ 재확인… 압박·대화 병행 지지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밴쿠버 회의에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북한이 신뢰성 있는 협상(비핵화 등)을 위해 테이블로 나올 정도로 북한 정권의 행태(핵·미사일 도발 등)에 대해 더 큰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캐나다 밴쿠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 및 안정에 관한 외교장관회의(밴쿠버 회의)’에서 틸러슨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협상의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며 이처럼 밝혔다. 틸러슨은 이날 “북한이 한미 등의 결의·연대에 대해 균열을 시도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쌍중단(雙中斷,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연합군사훈련 동시 중단)을 거부한다”며 “우리의 적법한 방위·군사훈련이 북한의 불법적 행동과 같은 선상에 놓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쌍중단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나타냈다.

이어 그는 “압박 전략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결단력 있는 조처를 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면서 “이러한 조처의 목적은 북한이 불법적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해 사용할 자금의 원천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이는 지금까지도 그렇고 앞으로도 인내를 요구하는 전략”이라며 “여러분의 동참에 힘입어 이 정권(북한)은 어려움을 견뎌야 하는 힘든 대가에 직면하게 됐다. 우리는 이 정도에 안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또한 “모든 나라는 제재를 피하려는 북한 선박의 차단을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공격이 있을 때마다 북한에 대한 새로운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밴쿠버 회의는 북한에 대한 미국 주도의 최대 압박 전략 효율성을 향상하고 제재 회피 시도에 맞서 싸우기 위한 것”이라면서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중국과 러시아 또한 유엔 제재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틸러슨은 지난해 11월 북한이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5’를 발사했을 당시 인근을 지나던 여객기 승객들이 이를 목격했다며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어느 나라 국민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는 국제적 위협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국제 공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16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 및 안정에 관한 밴쿠버 외교장관 회의(밴쿠버 회의)’에 20개국 외교장관이 참가한 모습 (출처: 밴쿠버회의 영상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16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 및 안정에 관한 밴쿠버 외교장관 회의(밴쿠버 회의)’에 20개국 외교장관이 참가한 모습 (출처: 밴쿠버회의 영상 캡처) ⓒ천지일보(뉴스천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틸러슨은 한반도 주변 지형을 담은 지도까지 보여주며 “북한의 미사일이나 그 파편이 여객기들에 미칠 가능성은 현실이 될 수 있다”며 “미 연방항공국(FAA)에 따르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당시 샌프란시스코에서 홍콩으로 향하던 여객기 탑승객이 미사일을 목격했고, 주변에 9대의 민간 여객기가 더 있었고 716대의 항공편이 이 일대를 통과할 예정이었고, 716대의 승객은 약 15만명이었다”고 설명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어 “(북한의) 과거의 무모함으로 볼 때 북한 미사일이나 그 부품이 떨어져 나가 발생할 일에 대해 신경 쓰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며 “날마다 공역을 지나는 모든 국적의 사람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틸러슨은 오슬로·런던·암스테르담·앙카라·베이징·파리·모스크바 등 북한과의 거리가 미국 본토보다 가까운 각 나라의 도시들을 열거하며 국제적 해결을 요구하는 국제적 문제임을 강조하고 공조의 중요성을 재차 주장했다.

이날 한미일 3자 외교장관들은 개회사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에 공감하고 국제사회의 공조를 촉구했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북한의 비핵화와 더불어 북핵문제를 포함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 국면에서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는 점도 중요하다고 호소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