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북한학박사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한 간의 대화가 시작됐고, 각종 실무회담이 이어지고 있다. 남북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대화는 협상이다. 협상은 주고받는 것이다. 협상국면으로 전환되면, 대한민국은 무엇을 주고받을 것인가를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협상 당사국인 북한과 이해 당사자인 주변국의 입장과 전략을 헤아리면서 협상의 목표와 로드맵을 세워놓아야 한다.

각국의 협상목표는 다르다. 북한의 단기적인 목표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국제적인 제재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핵보유국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외교관계를 수립해, 김정은 체제와 정권의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목표는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의 위협을 최소화하고, 한반도에서의 주도권을 장악하는 것이라 추정된다. 대한민국의 목표는 우선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루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추진하면서 북한의 안보위협을 최소화하며, 남북한 간에 교류협력을 강화하면서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정착시켜 평화통일의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한민국은 어떠한 로드맵을 수립해야 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단기목표인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롭고 안전하게 실시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협상의 최종목표인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정착을 최단시간 내 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그토록 고생하면서 완성한 핵무기를 쉽게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단계적인 접근방법이 중요하다. 지금은 차선책으로 생각되는 ‘핵동결-확산방지-핵폐기’로 이어지는 협상과정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요구할 것이다. 우리는 남북한이 참여하는 각종 협상을 주도하면서, 남북한과 미국이 참가하는 3자 협상이나, 중국을 포함하는 4자 협상을 추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필요시는 6자회담을 되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각국의 회담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회담에 참여해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북한과의 협상에서는 협상의 원칙에 충실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은 협상할 수 있다. 남과 북이 서로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를 뛰어넘어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과 평화통일이라는 더 큰 이익을 위해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협하는 북한의 요구를 받아주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무엇을 주고받을 수 있는가를 사전에 치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월부터는 북미 간에도 치킨게임이 끝나고, 협상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판단한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우리가 주도권을 갖고 대화와 협상을 준비해야 한다. 운전대를 꼭 쥐고, 한 발 한 발 평화를 향해 전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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