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현지시간) 칠레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1945년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 때문에 숨진 동생을 등에 업은 소년의 사진을 들고 기자단에 핵전쟁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8.1.15
프란치스코 교황이 15일(현지시간) 칠레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1945년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 때문에 숨진 동생을 등에 업은 소년의 사진을 들고 기자단에 핵전쟁에 대한 우려를 전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8.1.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가 핵전쟁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그러한 상황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 DPA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남미 첫 순방지인 칠레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북한의 핵, 미사일 실험 사태와 관련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교황은 “한 번의 사고가 모든 사태를 촉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기내에서 교황청 기자단에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서 원자폭탄에 숨진 동생을 업고 있는 어린 소년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건넸다. 사진 뒷면에 교황이 쓴 ‘전쟁의 결과’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교황은 “천 마디의 말보다 이런 사진 한 장이 더 호소력이 있어서 사진을 다시 출력해서 나눠주고 싶었다”며 “여러분과 이 사진을 공유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교황은 신년카드에 ‘원자폭탄 피해 소년’의 사진을 넣어 배포했었다. 카드 뒷면에는 ‘전쟁의 결과’라는 제목과 함께 “어린 소년의 슬픔은 피를 흘리는 입술을 깨무는 표정에서만 드러날 뿐”이라는 글이 담겼다.

교황청은 이 사진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선택했고, 카드 제작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 사진은 미국 해병대의 사진사 조 오도널이 원폭 직후 현장을 찾아 촬영한 것으로, 사진집 ‘일본 1945년: 그라운드 제로에서 온 한 해병대 사진사’에 들어 있다.

한편 교황은 15일부터 7일간 칠레와 페루를 순방한다. 바티칸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오후 8시 10분께 칠레 산티아고에 도착한다. 교황은 15∼18일 칠레, 18∼21일 페루를 잇따라 순방하며 빈곤·난민·환경 문제 등을 중심에 두고 일정을 잡았다. 칠레에서는 수도 산티아고를 포함해 테무코, 이키케를 방문할 예정이며, 페루에서는 수도 리마와 푸에르토말도나도, 트루히요에서 각각 일정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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