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4일 평양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내용 관철을 다짐하는 군중대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출처: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4일 평양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내용 관철을 다짐하는 군중대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출처: 뉴시스)

“대화 상대 앞에 놓고 이렇게 무례할 수 있느냐”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북한이 14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북 정책 방향에 대한 발언을 “남조선 당국자는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남조선 당국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보도로 문 대통령의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을 이같이 비판했다.

매체들은 문 대통령이 남북대화가 시작된 것이 미국 주도의 제재압박 효과일 수도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크다고 언급한 것 등을 거론하며 “화해 국면에 찬물을 끼얹는 온당치 못한 망언이 튀어나와 사람들을 아연 실망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을뻐꾸기 같은 수작’ ‘얼빠진 궤변’ ‘가시돋친 음흉한 악설일색’ 등의 표현으로 비난을 이어갔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여건이 갖춰지면 남북 정상회담에 임할 용의가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회담을 해야 공동성명도 나오고 공동보도문도 만들어낼 수 있으며 뜻을 맞춘 합의서도 발표할 수 있다는 것은 하나의 상식”이라며 “처음부터 결과물이 있어야 만날 수 있다고 하니 상식 이하”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북한이 우리 정부와 대통령을 겨냥해 직접 비난한 것은 처음이다.

매체들은 “대화 상대를 앞에 놓고 이렇게까지 무례할 수 있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어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에 참가할 우리 대표단을 태운 열차나 버스도 아직 평양에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결정을 뒤집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15일 실무회담에서 북한 선수단, 응원단, 참관단, 태권도시범단이 아닌 예술단 회담 제안한 것도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의식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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