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종철 열사 31주기인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경찰청 인권센터(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한 시민이 박 열사를 추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종철 열사 31주기인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경찰청 인권센터(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한 시민이 박 열사를 추모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4

남영동 대공분실서 헌화식·장학금전달식 진행

“민주열사 위해 더 풍부한 민주 사회 오길”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고(故) 박종철 열사의 31주기인 14일 그가 고문을 받고 숨을 거뒀던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에서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추모행사가 열렸다.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는 이날 서울 용산구 경찰청 인권센터(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박종철 열사 31주기를 기념해 헌화식과 박종철 장학금 전달식을 진행했다.

헌화식에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은 이들이 참여해 고인을 기렸다. 박 열사가 조사를 받았던 남영동 대공분실 5층은 헌화를 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수사를 받았던 경험이 있는 이선근 경제민주화를위한민생연대 대표도 함께 자리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어느 정도 민주주의가 찾아온 것 같다”며 “이곳을 거쳤던 많은 분들을 생각하며 좀 더 풍부한 민주주의가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남영동 대공분실 당시의 원형을 잘 보존해둬야 한다”며 “그래야 어두운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철 열사의 서울대 언어학과 1년 선배라는 남택범(54, 남)씨는 “정부가 바뀌고 국가 민주주의에 조금의 진전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헌화를 하면서 만감이 교차했는데 앞으론 더 나은 민주주의로 발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강(19)군이 박종철 열사 31주기인 14일 서울 용산구 경찰청 인권센터(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박종철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해 장학금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4
이강(19)군이 박종철 열사 31주기인 14일 서울 용산구 경찰청 인권센터(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박종철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해 장학금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4

추모제 이후엔 경찰청 인권센터 강당에서 ‘박종철 장학금 전달식’도 열렸다.

전달식에서 장학금을 받은 이강(19, 남)군은 “어제 ‘1987’이라는 영화를 보고 왔다”며 “그래서 그런지 오늘 헌화를 하고 1980년대 남영동 대공분실로 쓰였던 인권센터 건물을 보니까 마음이 울적했다”고 말했다.

패션을 전공한다는 이 군은 “내가 과연 고문을 받는다면 민주열사들처럼 버틸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해봤다”면서 “오늘 받은 장학금은 아픈 과거사를 옷에 새겨 널리 알리는 데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학규 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은 “경찰은 경찰청 인권센터를 통해 민주열사들을 부속품 취급하고 과거사를 미화하려고 한다”며 “인권센터를 시민이 운영하는 인권기념관으로 만들고 민주화 정신을 시민들의 손길로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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