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시아 최초로 6개군 인증… 주민 참여 확대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최근 슬로시티(Slow city) 운동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빨리빨리 문화에서 벗어나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경쟁사회에서 조급한 마음을탈피하고 여유를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마을을 등에 지고 가는 달팽이는 슬로시티 로고다. 무분별한 개발보다 자연과 전통을 보전하는 동시에 성장하자는 의미다. 슬로시티는 전통보존, 생태주의, 지역민 중심 등 느림의 철학을 주춧돌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아울러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현대 사람들에게 슬로시티운동은 달팽이 로고와 함께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 운동은 1999년부터 이탈리아의 그레베(Greve)시에서 지역이 원래 갖고 있는 고유한 자연환경과 전통을 지키는 동시에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는 지역 살리기 운동으로부터 시작됐다. 요즘 세계적으로 확산된 느리게 먹기(slow food)와 느리게 살기(Slow movement) 운동이 그 예다.

슬로시티는 생활의 풍요로움을 기초로 주민참여를 적극 장려하고 있으며, 문제해결을 일상생활 소재에서 찾기 때문에 주민들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이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 슬로시티운동을 추진한 대부분의 도시들은 생태환경 및 전통을 기반으로 하는 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아울러 지역민을 고용해 지역경제 성장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주민들은 지역애착과 주인의식을 지니게 되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일환으로 지난 26일 국제슬로시티 시장총회가 한국에서 열려 전 세계 슬로시티 전·현직 시장이 서울에 모였다. ‘슬로시티 행복한 달팽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를 통해 그동안 유럽 중심으로 행해졌던 슬로시티운동이 아시아로 확장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슬로시티는 지난 2007년 완도 신안 장흥 담양으로 전라남도 4개군이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 인증도시가 됐다. 현재 경상남도 하동군과 충청남도 예산군이 추가돼 총 6개군이 세계로부터 슬로시티로 인정받고 있다.

슬로시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슬로시티는 농어촌 지역에만 한정됐다”며 “빨리빨리 움직이는 대형도시에도 슬로시티 문화가 정착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서울시 및 대도시에서는 자연친화적인 공간을 조성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슬로시티는 2010년 5월 현재 19개국 125개의 시가 가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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