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이게(David Ige) 하와이 주지사가 오경보 경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 HEMA 페이스북)
13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이게(David Ige) 하와이 주지사가 오경보 경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출처: HEMA 페이스북)

“탄도미사일 공습… 즉각 피신”
주민 긴급대피… 10분만에 “오경보”

[천지일보=이솜 기자] 북한의 핵·미사일 위기감이 미국을 향한 가운데 미국 하와이에서 실수로 ‘탄도미사일 공습’ 경보를 발령해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혼란에 빠졌었다. 미군과 하와이 주정부는 바로 ‘미사일 공습은 없다’고 정정발표를 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주민들은 공포에 떨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미국 당국은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하와이 현지시간인 13일 오전 8시 7분경 하와이 주민과 관광객들은 일제히 ‘하와이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 위협. 즉각 대피처를 찾을 것. 훈련이 아님’이라는 비상경보 문자메시지를 휴대전화로 받았다.

하지만 13분 후 하와이 주정부 비상관리국(HEMA)은 “하와이에 미사일 위협은 없다”고 문자와 긴급 발표를 통해 정정했다. 데이비드 이게(David Ige) 하와이 주지사는 이날 경보 오류에 대한 해명을 위해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고 “미사일 공격 잘못된 경보는 HEMA이 작업교대 도중 경보 시스템을 점검하다가 일어난 사람에 의한 실수였다”고 밝혔다.

하와이 현지시간 13일 오전 8시 7분경에 하와이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일제히 보내진 ‘하와이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 위협. 즉각 대피처를 찾을 것. 훈련이 아님’이라는 하와이 주정부 비상관리국(HEMA) 비상경보 문자메시지. 중간과 하단은 10여분후 ‘하와이에 미사일 위협은 없다’라는 정정 문자와 트위터 메시지. (출처: 트위터)
하와이 현지시간 13일 오전 8시 7분경에 하와이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일제히 보내진 ‘하와이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 위협. 즉각 대피처를 찾을 것. 훈련이 아님’이라는 하와이 주정부 비상관리국(HEMA) 비상경보 문자메시지. 중간과 하단은 10여분후 ‘하와이에 미사일 위협은 없다’라는 정정 문자와 트위터 메시지. (출처: 트위터)

미국 국방부와 태평양 사령부도 바로 “탄도미사일 위협”이 없다고 발표했다. 태평양 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서도 “하와이에 어떠한 탄도미사일 위협이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자 않았다. 경고문은 잘못된 것”이라고 전했다.

당국은 오경보 후 10여분 만에 바로 잘못된 경보였다는 사실을 전했지만 하와이 지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정권에 들고 지난달 핵 공격 대피훈련까지 한 상황에서 주민과 관광객 등은 긴급 대피를 하는 등 혼란을 야기했다.

AP통신 등 외신들도 하와이 미사일 오경보로 인한 현지 소식과 미국 정부 관계자, 의원들의 말들을 인용 보도했다. 당시 하와이에서 미국 프로골프(PGA) 소니 오픈에 참가한 선수들도 오경보에 놀라 황급히 대피 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 있었던 존 피더슨은 자신의 트위터에 “욕조의 매트리스 밑에는 아내와 아기가 있다. 제발 이 위협이 진짜가 아니길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오경보 사태의 경위에 대해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메이지 히로노 민주당(하와이) 연방상원 의원은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발표되는 정보는 정확해야 한다. 철저히 진상을 조사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달 1일 하와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가상한 주민대피훈련을 처음으로 진행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이전에 기획됐지만, 북핵 위기가 고조 속에서 하와이를 포함해 미국 전역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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