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평창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세계 각국에서 오는 선수들은 알파인스키·봅슬레이·피겨스케이팅·스키점프·컬링 등 다양한 종목에 참여한다. 선수들은 경기 규칙에 맞게 공정하게 경기에 임한다. 그렇다면 조선시대에 선조들은 어떤 스포츠를 즐겼을까. 동계올림픽을 맞아 선조들이 즐긴 겨울 스포츠에 대해 알아봤다.

다양한 종류의 썰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4
다양한 종류의 썰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4

넓적한 판자에 앉아 즐겨
양손에 긴 송곳 쥐고 방향 조절
앞에서 당기거나 뒤에서 밀어
비탈진 곳에선 엎드려 타기도
1988년 복권 속 썰매그림 담겨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겨울철 놀이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얼음 위에서 즐기던 ‘썰매’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던 썰매는 여러 지역에서 볼 수 있었던 우리전통의 놀이문화였다. 어른들의 향수 속에도 남아있는 얼음 썰매는 오늘날 겨울철 행사에도 자주 등장한다.

◆한명 또는 여럿이 즐기던 썰매얼음

썰매의 모양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가장 일반적인 것은 어린이가 앉을 만한 널판의 바닥에 적당한 높이의 각목을 나란히 붙이고 그 밑에 대나무나 쇠줄을 박아서 눈이나 얼음판 위에서 잘 미끄러지도록 한 것이다.

탈 때는 양손에 기다란 송곳을 쥐고 이것으로 바닥을 찍어 앞으로 나간다. 또 방향 전환을 하거나 멈추기도 한다. 그러나 송곳으로 양쪽의 얼음을 찍어가며 타는 방법은 속도가 느리다. 이에 한 어린이가 탄 썰매를 다른 어린이가 뒤에서 밀며 스피드를 즐기는 방법도 있다. 보통 평평한 곳에서 얼음썰매를 탔지만, 비탈진 곳에서는 엎드리거나 누워서 타기도 했다. 특히 누워서 탈 때는 내어 뻗은 두 다리로 방향을 잡았다.

기차놀이라고 하여 여러 어린이의 썰매를 한 줄로 이어 붙이고 밀거나 당기는 방법도 있다. 얼음썰매는 ‘두발썰매’와 ‘외발썰매’가 있다. 두발썰매는 썰매 위에 쪼그리고 앉거나 무릎을 꿇고 타는데, 나이가 어린 아이들이 주로 이 썰매를 탔다.

외발썰매는 양발을 딛고 서서 타거나 안장에 앉아서 타는데, 두발썰매보다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숙달이 되지 않으면 넘어질 수 있어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아이들이 탔다.

한국전쟁시기 중등학교에서 사용된 임시 교과서 앞면에 썰매 그림이 담겨 있다.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4
한국전쟁시기 중등학교에서 사용된 임시 교과서 앞면에 썰매 그림이 담겨 있다.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4

◆기록 속에 남은 썰매 모습

얼음썰매는 향토문화와 관련된 기록 속에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에 조사된 무라야마 지준의 ‘조선의 향토오락’에는 전국 각지에서 행해진 썰매타기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내용에 따르면 ‘얼음판에서 썰매나 날이 달린 신을 신고 탄다. 썰매는 30㎝ 정도의 네모 널빤지의 아래에 철사를 단다. 그 널빤지 위에 타고 썰매채를 이용해 달린다’고 적혀 있다.

또 경기도 지방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놀이방법에서는 서서타기, 앉아서 타기, 뛰어오르며 타기, 편을 짜서 타기, 눈감고 타기 등이 있다”며 다양한 놀이방법이 있음을 알리고 있다.

‘올림픽복권’에도 썰매의 모습이 담겼다.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 기금 및 국민주택기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복권 앞면에는 올림픽 엠블렘(emblem)과 ‘썰매타기’ 그림 등이 함께 담겨 있다.

한국 전쟁 시기 중등학교에서 사용된 임시 교과서의 앞표지에는 ‘겨울공부용 전시부독본’ 글씨와 썰매를 타는 아이들 그림이 담겨 있다. 썰매를 탄 사람과 앞에서 밧줄로 썰매를 끌어주는 학생, 뒤에서 썰매를 밀어주는 장면이 담겼다.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 기금 및 국민주택기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복권. 앞면에 썰매 그림이 담겨 있다.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4
1988년 제24회 서울올림픽 기금 및 국민주택기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복권. 앞면에 썰매 그림이 담겨 있다.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4

얼음썰매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경기인 ‘봅슬레이’도 연상케 한다. 봅슬레이의 명칭은 썰매를 탄 선수들의 몸이 앞뒤로 끄덕거리며 흔들리는 모습을 형용한 ‘봅(Bob)’과 썰매를 뜻하는 ‘슬레드(sled)’가 합쳐진 데서 유래했다.

1884년 장크트모리츠에서 첫 공식 경기가 열렸는데, 당시의 썰매는 나무로 만든 것이었다. 이후 금속제 썰매가 도입됐다고 한다.

한편 썰매는 조선시대 건축 공사장에서도 널리 사용됐다. 16세기 수원성곽 공사에서 썰매 9틀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17세기 창경궁, 창덕궁의 재건 공사를 기록한 ‘창경궁영건도감의궤’와 ‘창덕궁영건도감의궤’에서도 물건을 나르는 도구로써 썰매를 사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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