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오름교회. (출처: 다음로드뷰)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4
해오름교회. (출처: 다음로드뷰)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4

금요일 밤 열린 공동의회… 교회 측 “만장일치 통과”
소속교단 “‘세습’ 용어사용 금지 ‘승계’라고 불러달라”

교인 “‘저는 반대합니다’ 말할 수 있는 상황 아니었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명성교회 김삼환-김하나 목사 부자가 세습으로 세간의 지탄을 받는 상황에서 이번엔 해오름교회 최낙중-최진수 목사의 세습이 이뤄졌다. 세간의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해오름교회는 당초 예정했던 공동의회를 진행하고 최낙중 목사의 차남 최진수 목사를 후임 담임목사로 청빙하기로 결의했다. 공동의회는 당초 14일 일요일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날짜는 갑자기 금요일인 12일로 변경됐다.

해오름교회의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대신 총회는 교회의 세습에 명분을 더해줬다. 11일자로 발표된 성명에서 대신총회는 ▲담임목사 청빙은 각 교회 고유의 권한임 ▲담임목사직의 승계는 영적 리더십의 승계임 ▲세습이라는 용어 사용을 금하며 신앙적 관점에서 ‘승계’라고 부름 등을 밝혔다.

이 성명에 따르면 해오름교회 부자세습은 ‘승계’이며 교단 방침상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교단 내외적으로 시선이 곱지 않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명성교회 부자세습에 대해 교계 내외적으로 비판적인 시각이 큰 상황에서 또 한 번 세습이 이뤄진 셈이기 때문이다. 12일 공동의회가 열린 해오름교회 앞에도 교회개혁평신도행동연대 회원들은 약 2시간에 걸쳐 세습반대 시위를 진행했다.

교회 측은 이날 만장일치로 담임목사직 승계가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이날 공동의회를 참석한 교인에게서 다른 주장도 나왔다. 세습을 반대하는 교인들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인은 “마커스 찬양예배가 열리는 해오름교회를 7년간 출석하고 있는 교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이날 투표가 날치기 통과였다고 말했다. 그는 “공동의회 전 최낙중 목사는 ‘내가 발언권을 주지 않는 한 누구도 말을 할 수 없으며 이 규칙을 어길시 나는 그 사람을 퇴장시킬 수 있다’라고 엄포를 놓았다”며 “어떤 성도가 그 자리에서 손을 들고 ‘저는 반대합니다’라고 손들고 말할 용기가 있겠나. 만장일치 통과는 약 2분만에 끝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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