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세상 모든 풀꽃들에게 이 시화집을 바칩니다.’
책을 여는 순간 가장 먼저 만나는 글귀다. 이 책은 풀꽃을 닮은 삶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의 마음에 초록의 향기를 서서히 새긴다. 마치 싱그러운 향기가 은은하게 코끝을 스치듯.
작가의 따뜻하고 섬세한 감성이 잘 녹아있는 이 책은 각 작품마다 오로지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그린 ‘스마트폰 시화집’이다. 일상의 순간을 스마트폰만을 이용하여 글과 그림으로 접목해 엮었음에도 그 완성도는 탄탄하다. 특히 글과 그림의 딱 맞는 조화가 더 빛을 발하는 주옥같은 작품들이 담겨있다.
당연하게 느끼는 순간도 특별하게 기록하고, 특별한 순간도 당연하게 기록하는 작가의 거침없는 표현은 때로 추상적이고 몽환적이어서 독자에게 열린 해석을 남기기도 한다. 글과 그림 모두 작가만의 독특한 세계가 돋보여 더욱 흥미롭다.
이 책은 1부 겨울 사이로 봄이 내리다, 2부 가을, 그 붉은 삶의 향기여, 3부 꿈 사이로 별이 비치다, 4부 풀꽃 가득한 세상이어라 5부 나비에 실어 보내는 마음까지 모두 5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2부는 짧은 문장에 함축적인 의미를 담은 시를 담았고 3부는 1·2부에 비해 다소 길지만 전체적으로 간결한 문체의 흐름을 담은 시, 4부는 긴 문장을 지닌 시, 5부는 엽서 모양의 형식을 살려 마치 독자로 하여금 편지를 받는 느낌이 들게 하는 등 장마다 테마가 있는 시화집이다.
작가는 전한다. 누가 봐주지 않아도 후미진 골목 언저리에서 열심히 꽃을 피워내는 풀꽃의 삶을 책에 담아내고 싶었다고.
우석용 지음/ 하움출판사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