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강원 강릉시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IIHF 아이스하키 여자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2 그룹A 대회' 대한민국 대 북한의 경기, 대한민국 이경선 선수와 북한 김금복 선수가 경기가 끝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4월 강원 강릉시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IIHF 아이스하키 여자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2 그룹A 대회' 대한민국 대 북한의 경기, 대한민국 이경선 선수와 북한 김금복 선수가 경기가 끝난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과거부터 올림픽 단일팀 추진했으나 ‘무산’

일부 “되려 역효과가 날 수 있어” 우려 표시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국제 종합대회 사상 처음이자 1991년 이후 27년 만에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져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9일 우리 정부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을 북한에 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남북간 회의에서 단일팀 구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최종 확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올림픽과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도 여러 차례 단일팀 구성을 논의한 적은 있지만 단 한 번도 성사된 적이 없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구성되면 남북 체육교류 역사상 종합 국제대회로는 처음이다.

단일팀 구성을 위해서는 IOC는 물론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과 다른 국가의 합의가 있어야 하지만 남북간 이견이 없다면 IOC나 IIHF도 뜻을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단일팀은 충분한 기한을 두고 함께 손발을 맞출 기회가 주어졌다. 남북 화해모드 조성이라는 궁극적인 목적과 함께 성적 면에서도 값진 성과를 냈다.

과거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나선 단일팀은 남한의 현정화, 북한의 리분희 등이 주축을 이룬 여자 단체전에서 중국의 9연패를 저지하고 우승을 창출했다. 또 그해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도 남북단일팀은 8강에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이번에는 평창 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두고 남북간 협의를 진행하게 됐다. 북한 선수들이 엔트리에 포함된다면 그 동안 올림픽 무대에 서는 날만 바라보고 피땀을 흘려온 우리 선수들 중 일부는 꿈을 접어야만 한다.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이 안건이 논의됐음을 공식 인정한 뒤 “북한 선수가 단일팀에 포함되더라도 우리 선수들에게 피해가 전혀 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남북 단일팀이 실현되기에 세부적인 문제도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인 강릉하키센터와 관동 하키센터는 팀 벤치에 22명이 앉도록 설계돼 있다. 라커룸은 23명 규모로 세팅돼 있다. 엔트리가 갑자기 증원되면 이런 것까지 싹 다 바꿔야 한다.

수면 위로 떠오른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논의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엔트리를 짜는 것은 감독의 고유 권한인데, 머리 감독이 캐나다 사람이라 한국 정서를 모른다. 머리 감독이 경기 엔트리에 북한 선수를 포함하지 않을 수도 있다. 되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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