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버인형극단이 아동 유괴예방을 위해 29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민회관 내 어린이집에서 인형극을 선보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실버인형극단, 유치원서 ‘유괴예방 인형극’ 선보여

[천지일보=김새롬 수습기자] “모르는 사람이 같이 가자고 하면 ‘싫어요’라고 크게 외칠거에요.”

지난 26일 낮 12시를 조금 넘은 시각 서울 동대문구 주택가 골목길에서 놀고 있던 A양이 비어있는 자신의 집에서 성폭행 당한 사건이 발생해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아동 범죄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실버인형극단은 아동 유괴예방을 위해 29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민회관 내 어린이집에서 ‘동이의 하루’라는 제목으로 인형극을 선보였다. 이들은 공연 전에 마지막으로 대본을 검토하고 무대를 점검하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극 시작 전부터 한껏 들뜬 아이들은 “앗, 저기 머리카락 보인다” “얼굴도 보여”라며 신기해했다.

‘동이의 하루’는 유치원에서 유괴예방교육을 잘 받은 동이가 귀가 길에 유괴범을 만나 길을 가르쳐 달라며 같이 가자는 유괴범의 요구를 ‘싫다’고 소리 질러 유괴범이 도망가고 동이는 안전하게 귀가하는 과정을 그린 인형극이다.

실버인형극단은 성우 못지않은 목소리를 내며 손 인형을 끼고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극중 유괴범이 동이를 억지로 데려가려고 하자 몇몇 아이들은 무섭다고 울음을 터트렸으며, 동이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을 때는 “잘 됐다”면서 박수를 보냈다.

이날 인형극을 관심 있게 관람하던 임서우(5) 어린이는 “동이를 나쁜 사람이 잡아갈 때 너무 무서웠다”며 “모르는 사람이 데려가려고 하면 절대 따라가지 않고 동이처럼 도와달라고 소리 지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미혜 실버인형극단 반장은 “아이들이 요즘 위험에 많이 노출돼 있다”며 “인형극을 통해 아이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서 유괴예방법을 가르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실버인형극단은 지난 3월 오디션을 통과한 강남구 지역 어르신 10명으로 구성됐다. 이정아 강남구 노인복지과 담당자는 “어르신들이 ‘급여는 적으나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며 “1년에 21회 공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노인 일자리 사업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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