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시] 구부러진 길 - 이준관
[마음이 머무는 시] 구부러진 길 - 이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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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길

이준관(1949~  )

 

구부러진 길이 좋다
들꽃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시평]

흔히 세상에서 말하기를 구부러진 것보다는 곧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곧은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는 것이 교육의 정도이다. ‘곧은 사람’, 그러나 곧은 사람으로 살아가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다. 곧은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모든 행동거지가 남달라야 한다. 그래서 그 곧은 사람은 어느 의미에서 융통성이 없는 사람마냥 보이기가 쉽다. 인간적이지를 못하게 보이는 것이 일반이다.

세상이 곧은 사람들만 있다면, 그래서 곧은 그 마음으로 곧이곧대로만 살아가는 세상이라면, 이 세상은 어떨까. 사는 모든 것이 공정하고 그래서 아무러한 불편함은 없겠지만, 어쩌면 무지하게 재미없는 삶이 이 지상에 펼쳐지지는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

곧으면서도 때로는 구부러질 줄 아는 사람, 그래서 훈훈한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 그런 사람을 중국 송나라 때의 유명한 유학자인 주렴계(周濂溪)는 연꽃에 비유해서 ‘중통외직(中通外直)’, 곧 겉은 곧고 곧아 강직하지만, 마음 그 한가운데는 확 뜨여서 무엇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넓고 넓은 아량을 지닌 사람으로 비유한 바 있다.  

들꽃도 피고 또 별도 많이 뜨는, 구불구불 이어지듯 풀섶과 나무 사이로 보일 듯 보일 듯 이어져 나간, 그 구부러진 길과 같은 사람. 그냥 곧바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도 이곳도 들여다보고, 저곳도 들여다보며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며 걸어갈 수 있는 구부러진 그 길과 같은 사람. 그런 사람, 사람 냄새가 풀풀 나는 그런 사람, 그 누가 좋아하지 않으리요.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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