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픈도어선교회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World Watch List) 2018’ 도표. (출처: 한국오픈도어선교회) 2018.1.11
한국오픈도어선교회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World Watch List) 2018’ 도표. (출처: 한국오픈도어선교회) 2018.1.11

오픈도어선교회, 세계기독교박해 50개국 발표
“北, 기독교인 감시·수사 대상 이동의 자유 전혀 없다”
국제사회, 교회·성당 등 종교시설 ‘외화벌이 수단’ 지적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전 세계에서 기독교를 가장 박해하는 나라로 북한이 16년째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공산국가인 북한은 겉으로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선전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몇몇 종교단체만 국가의 철저한 통제 속에 보여주기식 행사를 치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가 최근 발표한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World Watch List) 2018’ 자료를 통해 50개 나라를 공개하며 이같이 알렸다.

오픈도어선교회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기독교 박해압력 지수에서 개인·가족·공동체·국가·교회 등 5개 영역 모두에서 가장 극심한 최고점을 받았다. 종교 폭력(살인, 투옥, 납치, 성적 학대 등) 지수도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오픈도어선교회는 “2017년도 1위로 지목된 북한에선 예수를 믿는 기독교인이 이동조차 자유롭게 할 수 없을 정도로 박해를 받고 있다”며 “기독교인은 국가에 대한 반역죄로 감시, 수사, 추적의 대상이 되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기독교 박해국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기독교 박해 10대 국가는 북한,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수단, 파키스탄, 에리트레아, 리비아, 이라크, 예멘 아랍 공화국, 이란 등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기독교에 대한 박해 정도는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 조사에서는 박해지수 90점이 넘는 국가는 단 한 곳뿐이었다. 하지만 2017년도 조사에선 북한(94점)을 비롯한 아프가니스탄(93점), 소말리아(91점) 등 세 곳으로 늘어나 기독교 박해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지난 4일 미국 국무부는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북한을 비롯한 미얀마와 중국, 에리트레아, 이란, 수단,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을 포함했다. 특별우려국은 “체계적이고 지속적이며 지독하게” 종교 자유를 침해하는 나라를 말한다. 북한은 2001년 이후 16년 연속 지정됐다.

㈔북한인권정보센터 부설 북한인권기록보존소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2017북한종교자유백서’에서도 북한 내 종교의 자유를 지적한 바 있다. 백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형법상 반국가범죄, 반민족범죄에 해당하면 정치범수용소 수감대상이 된다. 수감되면 갖은 고문·가혹행위가 행해지며 수감자 중 가장 많은 수가 지하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처벌 단계는 가장 낮은 처벌 수준인 ‘노동단련형’, 다음으로 ‘교화소(한국의 교도소)’ 수감이다. 정치범수용소행은 가장 높은 처벌 수준으로 분류된다.

북한은 1989년 이후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선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평양에 봉수·칠곡교회를 증축‧건립하고 남한의 교회 측과 교류하고 있다. 천도교 교당과 러시아 동방정교 교회당도 만들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러한 종교시설이 외화벌이 수단이라고 지적하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북한과 같은 공산국가인 중국은 예년과 비슷한 박해지수를 보였지만 다른 국가들의 박해 정도가 심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43위를 차지했다.

북한 내 지하교회에서 신앙을 해오다 탈북하는 북한 주민들은 인접 국가인 중국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북핵 등 대북 제재에 따른 영향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픈도어선교회는 “북한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 대북 제재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제재와 인도적 지원(선교 포함) 사이의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한국교회가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선교회에 따르면 지구상 76억명 가운데 51억 3000만명의 사람들이 종교로 60개 나라에서 박해를 받고 살고 있다. 51억명 중에서 8억명(16%)의 기독교인이 박해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 2억 1500만명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의 박해 등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지난 2017년 한해 기독교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잃은 기독교인은 3078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픈도어선교회 사무총장 이종만 목사는 “오픈도어가 직접 선교사를 파송하지는 않지만 경제·사회적으로 연약하고 불평등을 당하는 박해받는 기독교인과 교회들을 서포트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를 향해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을 돕기 위한 관심과 기도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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