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제천=이현복 기자]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피트네스센터 화재 사고 현장. 화재가 진압된 가운데 시커멓게 탄 건물 잔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창문에선 흰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1
[천지일보 제천=이현복 기자]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피트네스센터 화재 사고 현장. 화재가 진압된 가운데 시커멓게 탄 건물 잔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창문에선 흰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1

필로티 건물의 취약한 구조
내부 스프링클러 작동 안 돼
제천소방서장 등 3명 중징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를 조사해온 소방청이 건물의 구조적 취약성과 안전관리 부실, 구조대의 역부족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돼 발생한 사고라는 결론을 내렸다.

제천 화재 참사 소방합동조사단의 변수남 단장은 11일 오후 제천소방서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소방당국은 먼저 화재가 급속도로 번진 이유로 필로티 건물의 취약성을 꼽았다. 당시 1층 천장에서 발화된 화재로 불붙은 보온재는 차량 위로 떨어졌고 순식간에 차량 16대가 연소됐다.

이어 필로티 건물의 취약한 구조로 인해 불과 4~5분만에 화염과 유독가스가 건물 전체로 확대됐다.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2층 여자 사우나의 경우 방화구획이 잘 돼 있지 않은 화물용 엘리베이터실 등을 통해 화염과 연기가 유입돼 화를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2층 목욕탕 내에는 비상경보음도 잘 들리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돼 당시 대피가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뿐 아니라 비상통로에는 선반이 설치돼 있어 이용할 수 없었고 비상문도 폐쇄돼 있어 사상자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7~8층의 경우 사상자 발생 원인은 ‘스프링클러 미작동’으로 나타났다. 당시 스프링클러는 차단돼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배연창이 수동 잠금장치로 고정돼 있어 연기도 빠져나가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11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제천 화재 참사 합동분향소에서 변수남 소방합동조사단장이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11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제천 화재 참사 합동분향소에서 변수남 소방합동조사단장이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소방당국 대응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사고 발생 당시 소방대는 3층 창문에 매달린 사람을 구조하느라 시간을 많이 소모한 결과 골든타임을 놓쳤고 내부 진입을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2층 내부 진입과 관련해선 상황 전파가 잘못됐다는 점도 지적됐다. 2층 내부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상황실에서 무전으로 상황을 알리지 않고 휴대전화를 통해 화재조사관에게 알려줬을 뿐 다수가 알 수 있는 무전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속히 2층 통유리를 파괴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소방서장의 판단으로 결과적으로 늦어졌다”고 밝혔다.

소방합동조사단은 “신속한 초동 대응과 적정한 상황 판단으로 화재 진입과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해 지휘해야 하는 지휘관들이 상황 수집과 전달에 소홀했다”며 당시 소방 진압 작전을 통솔했던 지휘관에 대한 중징계를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방청은 이일 충북소방본부장을 직위해제했다. 또한 김익수 소방본부 상황실장을 비롯해 이상민 제천소방서장, 김종희 제천소방서 지휘조사팀장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다.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지난해 12월 25일 화재로 전소된 제천 스포츠 센터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5
[천지일보=박완희 기자] 지난해 12월 25일 화재로 전소된 제천 스포츠 센터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2017.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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