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위안부 합의, 파기·재협상 아닌 진실·정의로 해결”
일본 10억엔 출연금 문제에 대해선
“피해자들 떳떳이 치유금 받도록 정부가 지원”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정부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에 대해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앞선 정부에서 양국 간 공식적인 합의를 했기 때문에 충분히 만족할 수 없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최선을 찾아내야 했다”며 이처럼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왜 파기하고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느냐 그런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위안부 문제는 진실과 정의에 의해서 해결될 수밖에 없다. 일본이 진실을 인정하고 일본이 위안부 할머니에 사죄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해나가면 화해와 용서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와 정부 간의 피해자를 배제한 채 조건과 조건을 주고받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피해자들을 배제한 가운데 문제를 해결하려는 게 잘못된 방식”이라며 “(일본 측에) 진실과 정의 원칙에서 해결을 촉구할 것이며, 기존의 합의를 파기하고 재협상을 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출연한 10억엔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 문 대통령은 “우선은 그분들을 위로할 수 있는 치유 조치가 필요하다”며 “할머니들이 받아들이지 않는 일본 정부가 출연한 돈으로 치유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래서 우리 정부의 돈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미 치유금을 받은 할머니들도 떳떳할 수 있을 것이고 아직 받지 않은 할머니들도 떳떳하게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일본이 출연한 10억엔에 대해서는 일본과 할머니들과 시민단체들과 협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만약에 그 돈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면 그 사용에 대해서 일본과 위안부 피해자들이 동의한다면 그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일본 출연 10억엔 사용은 일본과도 협의해 나가가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文 “피해자 명예·존엄 회복… 한일관계도 풀어야”

문 대통령은 앞서 이날 모두 발언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겠다”면서 아울러 “한일관계 문제도 잘 풀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청와대로 모셨다”며 “80여년 전 꽃다운 소녀 한 명도 지켜주지 못했던 국가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다시 깊은 상처를 안다. 국가의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일 양국 간에 공식적인 합의를 한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일본과의 관계를 잘 풀어가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잘못된 매듭은 풀어야 한다. 진실을 외면한 자리에서 길을 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진실과 정의라는 원칙으로 돌아가겠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은 다시는 그런 참혹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인류사회에 교훈을 남기고 함께 노력해 나가는 것이며, 대통령으로서 저에게 부여된 역사적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정부는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해 드리겠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해 나가겠다”며 “이 모든 과정에서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듣겠고, 할머니들이 남은 여생을 마음 편히 보내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또한 일본과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가 되기를 바란다”며 “한국과 일본은 문화·역사적으로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며 “양국이 함께 노력해 공동 번영과 발전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천명해 왔던 것처럼 역사문제와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을 분리하여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한일관계가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 북핵문제는 물론 다양하고 실질적인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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