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계황 한국역사영토재단 대표(행정학 박사). ⓒ천지일보(뉴스천지)DB
장계황 한국역사영토재단 대표(행정학 박사). ⓒ천지일보(뉴스천지)DB

오랜만에 한반도에 평화무드가 찾아왔다. 9년간 꽉 막혀있던 관통이 문재인 대통령의 운전자론 발표와 함께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더니 미국, 중국의 힘겨루기 틈새에서 실리를 찾아 낸 것이다. 진정성과 진실한 접근이 통한 것이다. 그러나 한쪽서는 사촌이 잘되는 꼴을 못 보는 듯 미국과 중국 등 축하를 보내는 입장인데 야당은 연일 대화가 안 되기를 바라는 듯한 보도를 내고 있으니 대체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 것인지?

◆북한의 붕괴와 한반도 통일

지금 한반도는 휴전상태이다. 전쟁을 하다 피곤해서인지 양쪽이 모두 전쟁을 쉬기로 하여 합의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휴전 협정을 맺을 때 ‘코리아 패싱’이 이루어진 것이다. 협정 당사자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이었다. 한국은 없다.

남한사회의 일부 극우주의자들은 북한의 붕괴를 바라고 있는데 붕괴가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 국민 대다수는 저절로 통일이 된다고 믿고 있다. 참으로 국제정세를 모르는 어리석은 판단이다. 만약 북한이 붕괴되면 우리 땅은 남북으로 영원히 영구분단 될 처지다. 북한 붕괴 시 바로 중국의 자동진주권 문제 때문이다. 협정 당사자인 북한이 붕괴되었다면 휴전협정 당사국은 미국과 중국이 남게 되는데 협정서에 의한 국제법 해석은 중국이 당연히 자동진주권을 가지고 관리권한을 갖게 된다. 그래서 중국은 연일 동북공정을 통해 한강 이북지역에 대한 역사와 문화까지 멀리 내다보며 관리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바로 영토 침탈이다. 지금도 중국은 북한을 잠재적 영토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이런 급변사태가 일어날 것을 대비해 미국의 랜드연구소가 한반도 분할통치 계획을 마련해 중국과 협의를 하고 있었고, 미 국방부도 나름대로 급변사태에 따른 분할통치 계획을 수립하여 중국과 협의를 하고 있었으며, 중국 또한 나름대로의 분할통치 계획을 수립하여 급변사태에 대비하고 있으며 중국은 겨울철만 되면 백두산 인근에서 북한의 붕괴에 대비하여 자동진주권을 가지고 진주하여 북한 사회를 통제하는 훈련까지 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절대 붕괴의 대상이 되면 안 되는 것이다. 남북은 협의에 의한 통일이 되어야 한다.

◆역사속의 한반도 분할

한반도 분할의 역사는 깊다. 대체적으로 한반도의 분할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과거나 지금이나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강대국이 나름대로 결정 짓고 행하여 왔다. 한반도가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교차하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기에 오래 전부터 두 세력 사이에 분할 논의가 진행되곤 했다. 우리와 상관없이 한반도 분할이 거론된 최초의 예는 임진왜란 때다.

1592년 9월 일본의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가 평양 강화회담에서 명나라 심유경(沈惟敬)에게 대동강변 분할선을 제안하면서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다. 1593년 6월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조선 8도 중 경기, 충청, 전라, 경상 등 남부의 4도를 일본에 할양하는 조선분할 안을 제안했다. 심유경이 일본과 유착해 그 수용을 검토했으나 조선과 명 조정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실현되지 못했다. 1593년 11월엔 명 조정 내부에서 조선을 둘이나 셋으로 나눠 왜(倭)를 방어하는 자에게 주자는 안이 나왔으나 병부상서 석성(石星)이 불가하다고 주장해 무산됐다.

19세기 후반에 들어서면서 한반도는 서구열강의 개방정책에 맞서게 되는데 1860년 이미 청나라와 아편전쟁 승리 후 북경조약을 맺어 동아시아의 흐름을 알고 있는 영국은 청과 일본에 제의하여 조선에 대한 분할통치를 제안하였다. 이 시기에는 일본과 청이 한반도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던 시기로서 청은 영국의 제안을 받아 들였으나 일본은 한반도의 단독통치 계획을 가지고 반대하여 성사되지 못하고 1897년 7월 25일 청일 전쟁이 발발하여 청은 한반도에서 완전 물러가게 되었는데 이것은 중국의 양무운동과 일본의 메이지유신 싸움이었다. 결과는 보다 확실하게 개방을 한 메이지유신의 승리였다.

청일전쟁을 통하여 한반도에서 청나라를 몰아냈으나 러시아가 한반도에 진입을 하게 되는데, 이미 아이훈 조약과 북경조약을 통해 한반도와 국경을 마주한 러시아의 위력은 대단했다. 청을 몰아낸 일본은 강력한 러시아가 두려워 1896년 러시아에게 두 차례에 걸쳐 한반도 분할 통치를 제시했다. 일본은 북위 39도선 근처인 대동강변 분할 안으로 한반도의 3분의 1을 러시아에게 주겠다고 했으나 러시아가 부정적 반응을 보이자 서울을 경계로 한 반분론(半分論)을 냈다. 러시아는 한반도 남부를 요충지로 봤기 때문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미 조선시대에 서구 열강들은 지정학적 위치에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한반도의 중요성을 알고 한반도를 손에 넣으려고 조선당국과는 상관없이 연합하고 뒷거래를 통하여 우리 땅을 넘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 싸움에서 가쓰라테프트 조약과 포츠머스 조약을 미국과 맺은 일본이 승자가 되어 한반도는 일제 강점기를 맞게 된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의 한반도 분할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은 샌프란시스코조약을 통하여 무단으로 관할하던 모든 영토를 돌려주고 승전국의 대표인 미국이 동아시아의 지배권을 갖게 되는데 이 시기부터는 힘의 논리보다는 이념전쟁으로 국가들 간의 연합종횡이 이뤄지게 되고 한반도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미국과 소련의 자국 이익에 의거 다시 분할을 맞게 된다.

해방 이후 초기에는 한반도와 일본 전역을 하나의 영토로 보고 패전국 독일을 동서독으로 나누듯이 분할하려 했으나 카이로 회담에서 이미 한국은 독립을 보장한다고 하였기 때문에 일본을 4개국이 분할통치 하는 것으로 결론 지었다. 그러나 일본의 로비에 의하여 일본 본토의 일정 부분을 미국 군사기지화하기로 약속한 일본은 미국이 단독통치 하는 것으로 결론을 보았다. 대신 한반도를 소련과 미국이 분할통치하는 것으로 하여 38선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전쟁의 패전은 일본이 했으나 분할통치는 한반도가 된 것이다. 미국은 당초 신의주 바로 아래와 함흥을 미국 점령 지역으로 확보하는 40도선과, 평양~원산을 잇는 39도선 확보를 원했지만, 소련이 반대하여 한강변의 38도선을 분할선으로 확정했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항복을 하고 8월 18일에 38선 분할통치가 결론이 났는데 준비가 부족했고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졸속으로 결정된 측면이 있지만 38도선은 한반도의 심장부를 관통하는 선으로 그 길이가 그렇게 길지 않다는 점에서 미국과 소련이 전략적으로 만든 선이다.

◆한국전쟁으로 만들어진 휴전선

소련에 의해 간접통치를 받던 북한과 미국(유엔)에 의한 정부를 수립한 남한은 모두 제갈 길로 가게 되었는데 이는 남북의 기회주의자들인 남한 이승만과 북한 김일성의 권력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다. 민족주의자인 김구 선생 같은 경우는 설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38선을 중심으로 남북이 정부를 수립하였는데 미 국무장관 애치슨의 극동방위선 문제로 한국전쟁이 발발하게 되고 피로감으로 휴전을 하게 되는데 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이 당사국으로 휴전협정을 맺어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최근 들어 북한의 핵위협과 경제파탄 등의 이유로 북한 붕괴에 대한 우려를 하게 되는데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RAND)연구소가 북한 급변사태 발생 시 중국군이 자동개입을 하게 되기 때문에 대비책이 필요했고 이에 따른 한반도 전략을 수립하게 된 것이다. 한반도 분할 안 4가지를 상정해 눈길을 끈다. 이 4가지 안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실제 검토하고 있는 시나리오에 의거한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북한토지를 잠재적 영토로 생각하고 있다. 만약 한반도에 통일이 된다면 압록강과 두만강을 기점으로 하여 중국과 직접 국경을 마주하게 되는데 이 때 미국의 관여를 피하는 전략을 수립 중이며, 북한이 급변사태를 맞이한다면 북한 내부에 자동진주권을 가진 중국은 북한을 관리할 것이다. 중국은 잠재적 적국인 미국과 직접 국경을 맞대는 걸 극구 피하려 하기에 완충지대가 필요한 것인데 중국의 입장에서는 지금의 상태가 가장 좋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북한의 현상유지가 최상이다. 하지만 북한이 계속 핵 도발을 지속해 중국의 생명선인 대미, 대서방 무역에 장애가 된다면 북한을 버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의 경우에는 완충지대를 확보해야 한다. 이 틈을 노린 랜드연구소가 제시한 중국군 개입에 따른 4개의 분할선은 바로 이런 상황을 상정한 것이다. 첫 번째는 중국군이 국경을 넘어 50㎞를 진격한 경우로, 분할선 길이는 550㎞로 가장 길다. 두 번째는 북·중 국경에서 내륙으로 100㎞ 들어온 경우다. 영변 핵 시설을 장악할 수 있지만 동서 길이가 500㎞에 달한다. 분할선이 너무 길어 관리하기 쉽지 않으며 평양 부근을 세력권으로 확보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다. 세 번째는 중국이 북한의 핵 시설을 접수하고 한·미와는 최단 경계선을 형성하는 분할선이다. 39.5도선 부근인 평북 남단과 함남 영흥 남부를 잇는 것으로 길이가 200㎞로 가장 짧다. 한반도의 ‘잘록한 목(narrow neck)’ 선에 해당한다. 마지막은 서쪽 남포에서 동쪽 원산에 이르는 ‘남포~원산’ 라인이다. 북한 핵 시설과 평양을 모두 장악해 사실상 북한 지역의 완전 접수에 가깝다. 한·미와의 경계선은 250㎞ 정도다. 중국이 가장 선호하는 안이다. 이는 평양을 완전히 확보하고 덤으로 남포까지 얻으며 방위선도 비교적 짧다는 점에서 치밀하게 준비된 안으로 보인다. 이 선으로 중국이 한반도의 남포~원산 이북을 동북4성으로 확보하려고 하고 있다. 먼 안목에서 동북공정을 실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대국의 논리에 의한 한반도의 운명

한반도는 지금 뜨겁다. 그 어느 때보다 전쟁의 위험이 높다. 자본주의 체제를 체험한 김정은이 통치를 하면서 경제적으로는 조금 안정이 되어 경제로 인한 붕괴는 우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이다. 그러나 핵을 중심으로 한 강대국과의 상관관계와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방향을 알 수 없는 정책이 새로운 변수가 된다. 세계질서 유지를 하던 그간의 미국과는 다른 ‘미국 우선주의’ 미국은 과거와는 다르다.

만약 북한의 붕괴나 미국의 전략적 측면으로 한반도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예측한 중국과 미국은 ‘코리아 패싱’을 하면서 양국이 절충해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양국은 각국의 이익에 부합되면 할 수 있는 국가들이다. 랜드연구소의 4개 선은 절충선으로 보아야 하는데 그들은 아마 잠재적 분할선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선은 영구 분단의 선이 될 것인데 이는 중국의 동북공정 전략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우선 대비할 수 있는 것이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변환해야 한다. 휴전협정 당사국이 아닌 우리는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한 대응 자체가 불가능하다. 오로지 중국만이 진주권을 가지고 북한을 관리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비는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야 한다.

많은 보수주의자들은 평화협정을 반대하고 있는데 이것은 국제정세를 몰라서 하는 말이다. 그들의 우려는 잘 알고 있다. 평화협정에 따른 미군의 철수문제를 걱정하는데 이는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미국 중심의 북미평화 협정이 맺어진다면 그 결과는 알 수 없다. 또한 미국 중심의 중국과 북한이 휴전협정 당사자국이기 때문에 3국이 평화 협정을 맺는 다고 하여도 결과를 우리는 예측할 수 없다. 여기서 말하는 휴전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바꾸는 것은 남북이 주도하여 미국과 중국과의 평화 협정을 말한다. 이럴 경우 미군 주둔은 동아시아의 힘의 균형을 위하여 당연히 주둔해야 하고 중국은 직접 국경을 마주하지 않기 때문에 주둔에 대하여 절대적 반대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평화협정을 맺게 되면 북한은 독립된 국가로서 통일에 대한 여건과 환경이 휴전협정 시 보다 좋을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북한이 급변 사태를 맞이한다 해도 중국의 개입은 어려울 것이다. 통일에 한 발짝 다가가는 전략이다.

냉혹한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는 균세전략과 자강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覺永堂 學人
靑島 장계황 / 行政學博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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