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우리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北, 대표단·선수단·응원단·예술단·참관단 등 참가 제안

南, 베를린 구상 여전히 유효…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9일 25개월 만에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이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파견 의사를 밝히는 등 사실상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확정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오전에 열렸던 남북 대표단 전체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좋은 계기로 삼자는데 의견을 같이하면서 진지하고 성실하게 논의에 임한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또 설(2월 16일) 계기로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위한 적십자회담과 우발 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 당국 회담 개최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신 베를린 구상에서 밝힌 내용으로 정부는 이 제안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다.

이번 회담은 앞서 우려했던 기 싸움은 없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6.15 남북공동선언에 대해 “뒤돌아보면 6.15 시대, 그 모든 것이 다 귀중하고 그리운 것이었고, 참으로 아쉬운 시간이었다”면서 과거 남북 관계가 좋았던 때를 언급하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돌연 회담 전체를 공개하자고 제안하는 등 이번 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의지가 진정성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북측은 회담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 참가를 제안하는 등 올림픽 참가 의사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남북 조율을 거쳐 최종 확정될 경우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북측 방문단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남한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선수단과 응원단은 보낸 바 있지만,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등을 파견한 바 없기 때문이다.

천 차관은 “용어의 차이나 이해가 다를 수 있어서 이후 대표단 접촉 과정에서 확인할 것”이라면서 “어떤 범위에서 어떤 분들의 참여를 생각하는지 확인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고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면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들을 풀어나가자고 얘기했다”며 “원활하게 진행하자는 차원에서 전체 회의 말미에 양측이 생각하는 공동 보도문 초안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10시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시작된 회담에는 남측에선 조명균 통일부 장관, 천 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북측에선 리선권 위원장,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황충성 조평통 부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통일부는 북측이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참가가 기정사실로 되면서 북한 선수단의 교통·숙소 제공 등의 편의 제공과 관련해서 면밀히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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