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는 9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가 ‘남북 고위급회담 성공을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9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는 9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가 ‘남북 고위급회담 성공을 기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9

“다음엔 개성공단 의제 다루길”

“공단재개, UN제재안 고려해야”

개성공단 닫힌 문 여는 전환점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우리 정부의 갑작스러운 조치로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23개월이 지났다. 이런 상황 속에서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선 2년 1개월 만에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렸다. 이에 공단 폐쇄 당시 짐조차 제대로 싸지 못하고 철수했던 기업들은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개최 논의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2, 3차 만남을 통해 개성공단 문제도 다뤄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신 위원장은 오전 일찍 입주 기업 대표 20여명과 함께 경기 파주 통일대교 남단을 찾아 판문점으로 향하는 대표단 차량을 배웅하며 남북 고위급 회담의 성공을 기원했다. 그는 “2년 전에 통일로를 통해 출근하고 퇴근했던 시절이 엊그제 같다”며 “하루 속히 개성공단 재가동의 길이 다시 열려서 남북 간에 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2004년 12월 남북 합의아래 북한 개성시에서 본격가동을 시작한 개성공단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으로 갑작스럽게 중단됐다.

개성공단이 중단된 이후 몇몇 기업들은 중국, 베트남 등 해외로 나가거나 국내에 남아서 기업을 이어나갔지만 경영 정상화는 이들과 거리가 멀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당시 정부의 일방적 폐쇄 통보로 공단에 투자한 시설 등 기업 재산들을 정리하지도 못한 채 나온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정부에 피해 규모만 9446억원을 신고했다. 하지만 협회가 지금까지 확정 받은 지원금은 문재인 정부의 추가지원금 660억원을 포함해 약 5400억원이다. 이는 지난 정부가 추산한 영업 피해액(7861억원)의 69%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는 9일 오전 우리 측 대표단 차량이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를 지나고 있다. 이날 회담은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오전 10시 개최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9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는 9일 오전 우리 측 대표단 차량이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를 지나고 있다. 이날 회담은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오전 10시 개최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9

어려운 상황에 처한 입주 기업들에게 북한의 대화 제스처는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희망을 안겨줬다. 신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 처음 개최되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새해 들어 북한이 남북회담을 제기한 것은 우리 기업들로 하여금 기대를 품게 했다”며 “문 정부가 들어선 이래 처음으로 열리는 남북 고위급 회담이라는 측면에서 이전 정부가 해왔던 대화의 국면하고는 조금 다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위원장은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해 UN의 북한 제재결의안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UN 제재가 있기 때문에 남북 간에 합의만 한다고 해서 개성공단이 바로 열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북 제재 국면을 어떻게 타파할 것인지 그래서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논의를 어떤 식으로 이끌어 낼 것인지가 선행 돼야한다”고 설명했다.

또 신 위원장은 개성공단 재가동에 앞서 주변국들의 이해관계와 이를 통한 국민의 인식이 전환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과 주변국들 간에 이해관계가 정리돼야 개성공단 얘기도 자연스럽게 나오고 재가동에도 한 발짝 다가서는 것”이라며 “국민들의 정서도 주변국의 입장이 어떠한지에 따라 긍정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국들 간에 이해관계가 정리되면 개성공단의 닫힌 문을 열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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