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헌 기자] 최수진 변호사가 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맡은 소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5
[천지일보=김지헌 기자] 최수진 변호사가 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맡은 소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5

스타벅스 등 대기업 관련 소송 맡아

활동 인정받아 우수 변호사에 선정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법조계 최다르크’ ‘대기업 저격수’라는 별칭이 붙어 있지만, 그렇게 매섭고 강한 인상은 아니었다. 오히려 친절함과 부드러움을 겸비한 모습이라는 데 대체로 공감할 듯싶었다. 최수진 변호사(45, 연수원 34기)는 자신의 별칭에 대해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겸손해했다.

최 변호사는 그동안 스타벅스, 배스킨라빈스, KT 2G폰 등 대기업과 관련한 소송을 맡으면서 별칭을 얻었다. 이런 소송을 맡은 데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부분에 대해 소신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최 변호사는 지난 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평소 불의를 잘 참는 성격이지만, 꼼수를 부리는 기업을 대할 땐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런 사건을 맡은 배경에 대해 우연이라고 하면서도 자신과도 연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9년 최 변호사는 배스킨라빈스 이벤트에 당첨됐다. 하지만 경품 제공을 미루고 말을 바꾸자 배스킨라빈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접전 끝에 승소했다. 이후 배스킨라빈스 사건을 접한 스타벅스 이벤트에 당첨된 이가 지난 2016년 연락을 해왔다. 스타벅스 역시 이벤트 당첨자를 상대로 말을 바꿨고, 최 변호사는 소송을 제기해 이겼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단체에서 활동할 당시 IT 전문가와의 인연에 더해 자신과도 연관이 있었던 010 번호 통합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그러다 011·016 등의 번호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KT 2G 통신망 이용자라서 자연스럽게 2G 통신망 폐지에 대한 소송도 맡았다. 최 변호사는 “010 번호 통합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이나 2G 통신망 폐지 소송과 관련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타당하다고 여겼다. 그들의 목소리가 무시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선 대기업이 소비자를 무시하지 못하도록 사회적 시스템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 변호사는 “사회적 시스템 등의 장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대기업과 정부가 이를 잘 지키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에 따르면, 2G 통신망 폐지 소송과 관련해 KT는 2주 전에 서비스 종료를 이용자에게 알렸다. 그는 “당시 2G를 사용하는 이용자가 수십만명에 달했는데 이는 지방 중소도시 규모의 인구였다”며 “지방 중소도시 규모의 통신을 마비시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또 최소 8개월이나 최대 3년 전에 미리 공지하는 외국의 사례와는 대조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최 변호사는 “충분히 시간을 충분히 두고 사전에 공지할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법원은 결국 KT의 손을 들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2G 폐지는 하나의 선례가 된다. SKT, LGT도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으리란 법이 있느냐”며 “우리는 날짜만 지켰다는 점 하나만으로 폐지해 버렸다. 기업이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용인하는 정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부터 현재까지 최 변호사는 형사사건 피고인 국선변호인을 맡고 있다. 형사사건을 맡았을 당시 적성에도 맞고 흥미롭다고 여겼다. 그래서 형사사건을 맡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국선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실제로 저지르지 않거나 부풀려진 사건과 관련해 도움을 얻어 무죄를 받거나 선처를 받으면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최 변호사는 그간의 활동을 인정받아 지난해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주최한 우수 변호사에 선정됐다. 지난 2013년에 이어 지난해 우수 국선변호인으로도 선정됐다. 최 변호사는 마지막으로 변호사에 임하는 자세를 이렇게 다짐했다.

“제 의뢰인이 억울한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제 부족함으로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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