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농민단체가 9일 도청 정문 앞에서 농민헌법 제정, 최저농산물가격 보장, 시설하우스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9
경남 농민단체가 9일 도청 정문 앞에서 농민헌법 제정, 최저농산물가격 보장, 시설하우스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9

“최저농산물가격 보장하라. 시설하우스대책을 마련하라”
하원오 “경남도 농가지원대책 하루빨리 마련하라”

[천지일보 경남=이선미 기자] 삼천만 잠들었을 때 우리는 깨어... 농사 형제울부짖던 날 이라는 농민가를 시작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한 경남 농민단체가 9일 농민헌법 제정, 최저농산물가격 보장, 시설하우스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살다 살다 농산물 가격이 요 모양 요 꼴인 것은 처음 봅니다. 무슨 이런 경우가 있는지 할 말이 없고 억장이 무너진다. 애가 터지게 농사짓고 밤새도록 기름 쓰면서 지은 농산물이 가격이 25~49%가 하락한 형국이다.”

(사)한국농업경영인경상남도연합회 이정목 정책부의장은 “농민이 어떻게 살겠는가. 김영란법과 불경기로 인해 가격이 40% 날아갔다고 본다. 국가는 가격이 떨어지면 대책 없이 일관하고, 가격이 오르면 수입해서 소비자를 살리겠다고 한다. 농민은 어쩌란 말입니까. 나이가 들고 해가 갈수록 오늘은 내일보다 나은 세상이 올까. 희망 하나로 살았다. 그러나 앞이 캄캄하다”라고 이같이 말했다.

경남은 겨울철 시설하우스 농산물의 주산지다. 청양고추, 풋고추, 토마토, 파프리카, 부추 등 겨울철 경남에서 생산되는 양은 전국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시설하우스 농가는 전년 대비 많게는 50%에서 적게는 20%의 가격폭락으로 인건비는 고사하고 해마다 오르는 난방비, 자재비 등 각종 생산비에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김군섭의장은 “도청 앞에 연초부터 섰다.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농업정책으로 쌀값이 대폭락하고 백남기 농민이 돌아가셨다. 촛불로 만들어진 문재인 정부는 적폐를 청산한다고 하는데 농업 적폐만은 손도 대지 않고 있다. 쌔가 빠지게 농사지어도 빚더미 밖에 남지 않는 농촌현실에서 농민은 오늘도 아스팔트에 나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농산물이 제값 받는 그날까지 투쟁하겠다”고 주장했다.

(사)한국농업인경상남도연합회 이기선 회장은 “농업인법을 만들어야 한다. 농업인이 피땀 흘려 지은 농산물을 제값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가격폭락으로 농민이 울고 있는 이 심정을 안다면 농민을 위한 정책마련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경남진보연합 하원오 상임대표는 “부추나 청양고추를 가지고 농민들이 이곳까지 가져왔다. 얼마나 안타까우면 그러겠는가. 경남은 시설하우스로 먹고 사는데, 지자체나 경상남도에서는 농산물 시설재배를 위한 지원이 전혀 없다”라고 맹비난했다.

또  “경남의 농사를 책임지는 농정국에서도 부추의 전국시세를 파악하고, 미리미리 농가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경남도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농민도 먹고 살아야 한다. 농협중앙회가 올해 1조 원이 넘게 수익이 났지만 그 돈 벌어 다 뭐합니까. 지금이라도 경남에서는 도청이나 시·군이 나서서 실제 경남에서 생산되는 수박이나 화훼 작물들을 실태를 파악해 농가지원대책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남 청양고추 주산지협의회 신동진 회장은 “작년에도 청양고추 가격이 너무 하락하자 폐기했다. 올해도 같은 상황”이라며 단순한 정책보다 먼 훗날을 내다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바람이다.

한국토마토 생산자 협의회 주현철 회장은 “토마토 역시 40% 이상 가격이 내려가 있고, 정부정책은 소비의 대책을 세워주지 않으면서 농업인을 힘들게 하고 있다. 최저가격보장제를 실시해야 한다. 토마토가 생산되면 수수료 10%를 떼고, 전기세가 700만원, 외국인 인건비 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했다.

월담초 부추연구회 정치섭 회장은 “귀농해서 농사를 지은 지 11년이 됐다. 물량은 40% 늘어나면서 가격은 50% 하락했다. 귀농을 하는 사람을 위해서도 알맞은 정책을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경남농민단체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농민헌법이 제정’돼야 하고, 최저농산물 가격이 보장돼야 하고, 시설하우스 대책이 마련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경남 농민단체가 9일 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 전에 부추와 청량고추 등 농산물 박스체 들고와 내려놓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9
경남 농민단체가 9일 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 전에 부추와 청량고추 등 농산물 박스를 들고와 내려놓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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