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휘 우리은행장이 25일 은행회관에서 우리·국민·신한·산업·하나은행과 농협 등 6개 채권은행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통해 “금융권에 진 빚이 500억 원 이상인 기업들 가운데 건설과 조선, 해운업체 등 총 65개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퇴출 절차를 밟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워크아웃 38개·퇴출 27개, 부실 대청소
건설사 16곳 가장 많아… 파장 우려

정부와 금융권이 기업 부실 정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 500억 원 이상 빚이 있는 기업 가운데 건설과 조선, 해운업체 등 대기업 65개사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퇴출 절차를 밟게 된다. 이들 기업에 금융권이 빌려준 돈(신용공여액)은 총 16조 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채권단 ‘기업살리기’ 중점… 적극 지원

우리·국민·신한·산업·하나은행과 농협 등 6개 채권은행들과 금융위원회는 신용공여액 500억 원 이상인 1985개 대기업들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결과 65개사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확정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이 중 38개사가 워크아웃 대상인 C등급(부실징후기업)을 받았고 나머지 27개사는 채권단의 자금 지원 없이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거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야 하는 D등급(부실기업)을 받았다.

C등급을 업종별로 나누면 건설사가 9곳으로 가장 많고 조선과 해운업체는 각각 1곳이다. D등급에는 7개 건설사와 2개 조선사 등이 포함됐다.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C등급 업체에 대해서는 ‘기업살리기’에 중점을 두고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D등급 업체는 채권금융회사 지원 없이 자체 정상화를 추진하거나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기로 했다.

또한 일시적인 유동성 문제에 직면한 건설사(B등급)에 대해서는 자금조달 부담 완화를 위해 채권금융기관 공동으로 대주단협약 운영기한을 8월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채권은행들에게 기업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은행 수익성 등에 부담이 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제고하고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필요하다”며 “엄정한 신용위험평가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내달부터 신용공여액 50억 원 이상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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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후폭풍 예고

이번 구조조정으로 16개 건설사에 워크아웃과 퇴출 결정이 내려지면서 건설업계에서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C등급 판정을 받은 9개 건설사는 벽산건설, 신동아건설, 남광토건, 한일건설 등 50위권 5개사를 비롯해 한라주택, 성우종합건설 등이며 D등급에는 상장사인 성지건설과 풍성주택 등 7개사가 포함됐다.

이들 기업은 최대한 서둘러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 대책 마련에 착수키로 했다. 하지만 대규모 인력 감축 같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계약자 이탈, 미분양 판매 등 걸림돌이 적지 않아 경영정상화까지는 힘든 과정을 겪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구조조정 대상이었던 우림건설의 경우 직원 수를 580명에서 300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였고 사업부지 등 자산 매각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워크아웃 대상 업체 중 한 관계자는 “현재 인력에서 30% 이상 감축하고 수주인력을 관리인력으로 전환 배치하는 등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임금 동결 또는 삭감도 뒤따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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