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서울G20 의제조율..유일하게 3차례 발언
후진타오 "금융안전망 한국서 다루는 것 잘된 일"

(토론토=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제4차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공동의장이자 차기 회의 개최국 정상으로서 줄곧 논의를 이끌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번 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쿼터조정 시한 단축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노력 ▲개발 의제 논의 제안 ▲화석연료 보조금 점진 철폐 이행사항 평가 ▲재정건전화 계획의 국가별 이행 등의 결론을 도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 기간 각국 정상 가운데 유일하게 3차례나 지정발언을 해 주목을 받았다.

사공일 G20정상회의준비위원장은 "이는 의장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고 이 대통령의 리더십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공동선언문에도 이 대통령의 발언이 제대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특히 IMF 쿼터조정 시한 단축과 관련, 사공 위원장은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정상들이 서울회의까지 합의해보자고 한 데 의미가 있다"면서 "이것이 서울에서 합의되면 (의미가)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가 11월까지 하자고 주장해 받아들여진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지침을 줬으니 실무진들이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금년에 합의한 게 오는 11월까지 꼭 실천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배석자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업무만찬과 이날 업무오찬 선도발언을 통해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에너지 가격변동성 완화에 관한 구체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비효율적 보조금 철폐 권고에 대한 공동보고서 제출 등의 사항을 서울 G20정상회의에서 평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공 위원장은 "업무만찬에서는 캐나다 총리의 인사말에 이어 이 대통령이 선도발언을 함으로써 사실상 전체 세션의 기조연설을 한 셈"이라며 "에너지 문제는 올해 시작해 우리가 완성한 것이므로 우리에게 저작권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마지막 세션에서 '서울 정상회의를 전망하며'란 제목의 특별발언을 통해 서울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개발 문제를 신규 의제로 추가하겠다고 밝히고 성과 도출을 위한 협조를 구했다.

이에 대해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은 "금융안전망을 한국에서 다루는 것은 아주 잘된 일로 좋은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말하는 등 다수의 정상들이 이 대통령의 제안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공 위원장은 "이번 회의에서 느낀 점은 (정상들) 모두가 서울회의에 가서 하자는 식이었다는 것이다. 내용면에서 (서울회의의) 준비회의 같았다"고 전했다.

이밖에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참여국 정상들이 대부분 이슈를 서울에서 해결하자는 식의 태도를 보이자 "20개국 정상이 모여 합의하기 굉장히 쉬운 것은 다음 회의에서 합의하자는 것인데, 이번 회의에서 합의된 것이 서울회의에서 잘 추진돼 그 다음 회의에서 해야 할 일로 합의됐으면 좋겠다"고 말해 폭소가 터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동관 홍보수석은 이날 토론토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파나마, 멕시코 순방 일정에 동행하지 않고 먼저 귀국길에 올랐다.

이 수석은 "이번 순방은 캐나다 G20 정상회의 일정만 수행하기로 했었다. 파나마와 멕시코는 특별한 현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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