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상당국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1차 개정협상을 하고 있다. 한국 측에선 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통상정책국장(오른쪽 세번째), 미국 측에선 마이클 비먼 USTR 대표보가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출처: 연합뉴스)
한미 통상당국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1차 개정협상을 하고 있다. 한국 측에선 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통상정책국장(오른쪽 세번째), 미국 측에선 마이클 비먼 USTR 대표보가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출처: 연합뉴스)

전미경제학회서 보호무역 정책 날 선 비판

“한국, 서비스부문 강하게 부각해야” 조언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의 거물급 경제 석학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비롯해 보호무역 기조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지난 4일부터 7일(현지시간)까지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진행된 2018 전미경제학회(AEA)에서 미국의 거물급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을 도마 위에 올렸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전미경제학회에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를 비롯해 주요 거물급 경제학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은 잘못된 가설에 근거한 것”이라며 “무역수지는 저축·투자의 거시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제로섬’으로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와의 통상협정이 파기되면 미국도 막심한 손해를 보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미FTA 재협상와 관련해 “미국이 자동차 때문에 FTA 재협상을 하는 건 큰 실수”라며 “자동차 무역수지는 전적으로 한국·미국산 자동차의 제품경쟁력 차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설사 미국에 불리한 조항이 있더라도 이미 체결돼 시행되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미국의 재협상 압박이 한미 안보 협력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도 “서비스부문을 강하게 부각해야 한다”며 조언하기도 했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도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FTA, 세계무역기구(WTO)는 모두 미국에 유리하다”면서 “이런 것들을 모두 포기하겠다는 중상주의로 간다면 결국 미국의 수출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압박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일으키기 힘들다”면서 “설사 갈등이 불거지더라도 협상력에서 중국에 밀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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