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원이 끝난 후 시민들이 서울광장 주변의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자발적인 청소·승패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 눈길

[천지일보=백하나 기자]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붉은 악마가 보여준 응원 문화는 세계 여러 나라 중 단연 ‘으뜸’이었다. 특히, 시민들의 질서정연한 모습과 자발적으로 길거리를 청소하는 모습은 세계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2002년 월드컵 응원전에서 촛불집회 등 길거리 문화를 경험한 시민들의 의식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빛이 났다. 응원전 메카로 떠오른 강남 영동대로 등에는 응원 당일 수십만의 인파가 몰렸지만 마지막 경기까지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첫 경기가 열린 12일 사건·사고 발생현황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월드컵 거리응원에서 혹시 발생할지 모를 범죄 및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경찰이 비상근무를 했지만 응원전과 관련한 단 한 건의 사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13일 밝혔다.

서울광장 응원전에 참여한 영국인 유학생 롭 에스턴(27) 씨는 “외국에서는 한국처럼 하나 된 응원 모습을 보기 어렵고 따로따로 응원해서 시끄럽기만 한데 한국은 하나로 똘똘 뭉쳐 응원하는 모습이 매우 보기 좋았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경기를 마친 후 스스로 버린 쓰레기를 봉투에 담아 가져가는가 하면 청소부들이 치우기 쉽게 쓰레기를 한곳에 모아서 버렸다. 교통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경기 종료 후 도로를 빨리 빠져나가는 모습도 연출됐다.

승부에 연연했던 종전의 모습과 달리 월드컵을 하나의 축제로 여기는 여유 또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대목이다.

26일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한국은 우루과이에게 1-2로 패했지만 시민들은 자리를 지키고 “괜찮아, 괜찮아”를 외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시민들은 승패를 떠나 한국 선수들을 응원하고, 원정 첫 16강 진출이란 쾌거를 이룬 것에 의의를 두는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유재훈 국민대통합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위기 상황 때마다 단합된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국민성이 있다”며 “월드컵을 통해 전 국민이 한마음으로 단합된 모습을 보여준 것은 국민통합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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