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5일 미 동북부 지역에 폭설과 한파가 며칠째 계속되면서 최고 적설량을 보인 이리 시내의 한 주민이 눈속에 파묻힌 자신의 차량 위의 눈을 치우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며칠 동안 165cm의 눈이 쌓여 비상재해지역이 선포됐다. (출처: 뉴시스)
지난해 12월 25일 미 동북부 지역에 폭설과 한파가 며칠째 계속되면서 최고 적설량을 보인 이리 시내의 한 주민이 눈속에 파묻힌 자신의 차량 위의 눈을 치우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며칠 동안 165cm의 눈이 쌓여 비상재해지역이 선포됐다. (출처: 뉴시스)

미국·유럽 등 ‘겨울 폭풍’에 시달려
북극서 내려온 ‘폭탄 사이클론’ 영향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북동부·중서부에서 혹한이 계속되면서 6일(현지시간) 최소 22명이 숨졌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이러한 이상 기후 현상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미국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강한 추위의 날씨는 6일까지 계속돼 오대호부터 뉴잉글랜드주(州)까지 1억 100만명 이상의 주민이 혹한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미니애폴리스나 보스톤 등 대도시에서는 강풍까지 불면서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고 일부 지역은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고 현지 기상청은 예보했다.

현지 언론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혹한 피해로 인해 최소 22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 1명은 지난달 말 위스콘신주의 실종자가 혹한으로 인해 숨지며 발견됐다. 지난 5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 찰스턴에서는 보행자가 빙판 길에 미끄러지면서 숨졌다.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외곽에서는 수자원관리청 직원이 제설작업 중 쏟아진 눈더미에 파묻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주에는 따뜻한 남쪽나라로 알려진 플로리다주 등 남동부에도 혹한이 들이닥쳐 나무에 있던 이구아나들이 동사해 떨어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소방관들이 홍수 사태가 난 지역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강한 바람탓에 바닷물이 육지로 유입돼 보스턴에 홍수가 발생했다. (출처: 뉴시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소방관들이 홍수 사태가 난 지역을 살펴보고 있다. 이날 강한 바람탓에 바닷물이 육지로 유입돼 보스턴에 홍수가 발생했다. (출처: 뉴시스)

새해부터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는 혹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일 미국 중부에 위치한 일리노이주 시카고, 아이오와주 디모인, 네브래스카주 오마하는 역대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디모인의 경우 새해 첫날 최저기온 영하 18도를 기록해, 지난 1885년 1월 1일 영하 22.1도 이후 두 번째로 기온이 낮았다. 시카고는 영하 22.8도를 기록했다.

폭스(FOX) 뉴스, CNN 등에 따르면 미국 동북부는 폭설과 강풍에 홍수까지 발생했다. 메사추세츠 연안을 따라 유례없는 큰 파도가 일어 바닷물이 육지로 유입되면서 홍수가 발생했고 도로엔 북극에서 흘러온 것으로 보이는 작은 ‘빙산’이 떠다니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겨울 눈 폭풍은 캐롤라이나로부터 메인주에 이르는 동부 해안지역에 46㎝의 폭설이 쏟아졌다. 미 뉴잉글랜드 지역인 메인·뉴햄프셔·버몬트·매사추세츠·코네티컷·로드아일랜드 등 동부 6개주에는 현재 혹한 피해를 입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혹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겨울 폭풍 ‘엘리노어’가 유럽을 강타해 프랑스와 스페인 등 서유럽과 남유럽 전역이 비상에 걸렸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4일 프랑스 알프스 지역은 최대 눈사태 경보가 발령됐다. 지난 3일엔 영국과 아일랜드를 거쳐 프랑스와 스페인 등에서 시속 100마일(약 160㎞)의 강풍과 번개·폭우를 동반한 폭풍이 일었다. 이날 프랑스 20만 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기고 프랑스 알프스의 한 마을에서 90대 여성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스페인 북부 해안 전체에 높은 파도 위험으로 오렌지 경보가 발령됐다.

이처럼 소위 ‘겨울 폭풍’의 원인은 ‘폭탄 사이클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북극의 차가운 공기와 대서양의 따듯하고 습한 공기가 만나면서 만들어진 저기압 폭풍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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