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보건부 주최 ‘종교계에서 보는 자살과 예방대책’ 포럼이 열렸다. 왼쪽부터 이상호 교수(유교), 김재완 사무총장(민족종교), 오문환 강사(천도교), 한내창 교수(원불교), 박정우 교수(천주교), 오진탁 교수(불교), 하상훈 원장(기독교)이 7대종단을 대표해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보건복지부 2010 생명사랑 포럼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지난 3월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지도자 대국민성명 발표’에 이어 종교적 관점에서 자살예방을 위한 실천적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하지만 여전히 이론적인 점검에 그쳐 앞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준비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오후 보건복지부(장관 전재희), 한국자살예방협회,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7대종단)가 공동 주최하는 2010 생명사랑 포럼이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계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에서 개최됐다.

인사말에서 한국자살예방협회 홍강의 이사장은 “역경이나 고난은 상대적인 것”이라며 “문제를 접할 때 올바른 가치 판단을 결정해 줄 수 있는 종교계의 가르침과 지도자가 자살예방의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하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도 “종교계가 종단별로 새롭게 자살예방을 조명하고 이러한 일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격려사를 전했다.

유교적 관점에서 이상호(대구한의대 중어중국학부) 교수는 “머리털 하나까지도 부모의 유체이니만큼 이를 손상하지 않고 건강하게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효도이자 행복의 하나”라며 전통적 사상을 강조했다.

민족종교 관점에서 김재완(한국민족종교협의회) 사무총장은 “모든 종교는 생명의 소중함을 중요시한다”며 “창조이념과 참된 교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교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천도교 관점에서 오문환(서강대) 강사는 “천도교에서 ‘나’는 우주적 기운과 통해져 있는 존재, 한울님을 모신 존재로 본다”며 “자신의 생명을 죽이는 것은 한울님을 죽이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원불교 관점에서 한내창(원광대 원불교학과) 교수는 “‘나’를 위해 천지·부모·동포·법률이 무한한 은혜를 베풀고 있다”며 “감사함을 느끼고 보은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이생에 내가 해야 할 의무”라고 말했다.

가톨릭교 관점에서 박정우(가톨릭대) 교수는 “자살은 이웃과 자신이 속한 공동체들과 전체 사회를 향한 정의와 자비의 의무 포기가 담겨 있다”며 “자살은 생명과 죽음에 관한 하느님의 절대적인 주권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교적 관점에서 발제한 오진탁(한림대 철학과) 교수는 “죽음은 육신의 옷을 벗는 일일 뿐”이라며 “자살을 하면 끝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관점에서 하상훈(생명의전화) 원장은 “자살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후 토의시간에는 각 종파별로 자살예방을 위한 구체적인 교리 지침이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비신자들도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한다는 결론이 나왔으며, 주최 측은 종교계만 의지하는 것보다 조직적이고 전문적인 체계를 구축하는데 앞장서는 것이 필요하다는 발전적인 대화가 오고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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