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경기 파주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연락사무소 ‘남북직통전화’를 통해 우리측 연락관이 북측과 통화하고 있다. (제공: 통일부)
지난 3일 오후 경기 파주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연락사무소 ‘남북직통전화’를 통해 우리측 연락관이 북측과 통화하고 있다. (제공: 통일부)

전문가 “北 요구 듣고 들어줄 건 들어주고 아닌건 설득”

北, 과거에도 유화 제스쳐 후 도발 전적에 우려 제기돼

[천지일보=이민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018년을 맞아 남북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판문점 연락 채널이 복원됐다.

우리 정부는 김정은의 신년사 28시간 만에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고, 북측에서도 우리 정부가 이런 제안한 지 하루 만에 판문점 연락 채널을 오픈하면서 대화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면서 이르면 다음 주 중에 남북 간 회담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3일 북한 측의 연락으로 판문점 연락 채널이 오픈되면서 오는 2월 열릴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3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문제와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해 판문점 채널을 재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확정될 경우 평창올림픽에 대한 관심 역시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북한과 직통 채널이 오픈됐지만, 군사문제·이산가족 문제 등 민감한 의제는 올리지 않고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우리 정부가 제안한 남북 고위급 회담보다는 1달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세부적인 내용을 먼저 협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북한은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 압박을 받고 있어 심각한 경제 위기를 살리기 위해 남북 회담을 빌미로 경제적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그와 동시에 ‘한미연합훈련 영구 중단’과 같은 한미 갈등을 유발하는 의제를 역으로 먼저 제시해 많은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은 여러 요구를 해올 가능성이 크다. 아마도 돈 문제가 가장 클 것”이라며 “북한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뒤가 막히니 앞으로 나오는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의 요구사항이 무엇이든 먼저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를 통해 북한의 요구를 들어줄 것은 들어주고 안 되는 것은 설명해야 한다”며 “한미군사연합훈련을 중지하라는 것은 안 되지만,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마칠 때까지 연기하는 것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은 지난 2011년 1월 20일 고위급 군사회담을 전격 제의했다. 당시 북한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이후 군사·경제적인 압박이 있었지만, 북한은 회담 시작 이틀 만에 결렬시켰다. 이후에도 북한은 그해 3월 GPS(위성항법장치) 전파 교란, 그해 4월 농협 전산망 해킹 등 다양한 도발을 이어갔다.

향후 ‘남북 해빙 분위기’에도 북한이 전례대로 평화를 대가로 경협 등 현금성 지원 사업 요구를 하면서, 국제 대북 제재 공조를 지연·훼손시키며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자금을 벌 수 있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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