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525호 삼국사기 (출처: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4
보물 제525호 삼국사기 (출처: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4

국가 주도로 편찬한 역사서
“국보 승격 늦었지만 반가운 일
삼국사기 내용, 유물과 자주 일치

학계에서 기록 활발히 찾기도 해”

삼국유사도 함께 국보 승격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국내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서인 ‘삼국사기’ 완질본 2건이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보물 제525호와 보물 제723호 삼국사기를 국보로 승격예고했다고 4일 밝혔다.

삼국사기는 김부식(1075∼1151)이 1145년(고려 인종 23년)에 삼국시대의 역사를 정리한 우리나라 최초의 관찬사서(국가 주도로 편찬한 역사서)로 국보 지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물 제525호 삼국사기는 1573년(선조 6년) 경주부에서 인출해 경주 옥산서원에 보내준 것으로, 조선 태조와 1512년(중종 7년)에 개각한 판(板)과 고려 시대의 원판이 혼합된 것이 특징이다. 보물 제723호 삼국사기 역시 보물 제525호와 유사한 판본을 바탕으로 인출한 책으로, 인출 당시의 원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 두 건의 삼국사기는 총 9책의 완질본이자 고려~조선 초기 학술 동향과 목판인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이에 대해 이재준 역사연구가(전 충북도문화재 위원)는 “삼국사기에는 우리나라의 고대사가 잘 담겨 있다”라며 “국보 지정이 조금 늦어진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돼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보물 제723호 삼국사기 (출처: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4
보물 제723호 삼국사기 (출처: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4

일부에서는 삼국사기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그 안의 사건을 추적하다 보면 고고학적인 유물과 일치하는 게 많다고 언급했다.

예컨대 통일신라 신문왕 5년(685년)에 서울에 있는 귀족들을 지방으로 이주해 살게 했는데, 청주의 경우 서원경을 설치하고 신라 6부 왕경 사람을 옮겨 살게 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 안에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역사연구가는 “실제로 청주 상당산성 공남문 아래에서 신라 왕경 사람이 살았던 것을 입증하는 기왓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삼국사기 지리지에 나오는 기록이 지방의 기록과 거의 맞아 한동안 학계에서는 기록을 활발히 찾기도 했다”며 “삼국사기가 참으로 정확하다 이야기하는 학자도 많다”고 덧붙였다.

보물 제1866호 ‘삼국유사 권1~2’도 국보로 승격됐다. 삼국유사는 조선 초기 판본으로, 비록 총 5권 중 권1~2권만 남아 있으나 결장(缺張)이 없는 완전한 인출본이다. ‘임신본(壬申本)’으로 알려진 1512년 간행 삼국유사 중 판독하기 어려운 글자를 보완하고 현존하지 않는 인용문헌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으며, 이미 국보로 지정돼 있는 2건의 다른 삼국유사와 대등한 가치가 있는 중요한 사료이다.

한편 조선 후기 이름을 떨친 김홍도와 신윤복의 다양한 작품세계를 알려주는 회화작품을 비롯해 고려 시대 나전칠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나전경함(螺鈿經函), 제작 기법이 뛰어난 사옹원인장(司饔院印章) 등 회화와 공예품이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김홍도 필 마상청앵도(왼쪽)와 고사인물도 (출처: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4
김홍도 필 마상청앵도(왼쪽)와 고사인물도 (출처: 문화재청)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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