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솜 기자] 이탈리아 수상도시 베네치아에서 전시 중이던 수십억원 상당의 옛 인도 보물들이 대낮에 도난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뉴스통신 ANSA 등에 따르면 베네치아 산마르코광장의 도제궁에서 진행 중인 무굴제국 보물전(展)이 열린 가운데 일부가 도난당했다.
ANSA는 현지 경찰의 말을 인용해 “CCTV 분석 결과 도둑들이 관람객 틈에 섞여 전시장에 들어온 뒤 감시의 눈초리가 느슨한 틈을 타 유리로 된 진열장을 깨고 귀걸이, 금제 브로치 등 장신구 수점을 빼내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시장에서는 진열장이 파손된 후 바로 경보음이 울렸지만 범인은 관람객 인파에 섞여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CCTV를 통해 1명이 진열장을 깨고 장신구들을 주머니에 넣는 동안 다른 1명은 범행 장면을 가리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2인조 도난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 특히 당국은 전시장 개장 상태에서 대낮에 도난을 저지른 대담성에 주목하며 범행이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NSA에 따르면 비토 갈리아르디 베네치아 경찰청장은 “기술적으로 능숙한 도둑들이 경보 시스템을 지연시켰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들은 도난당한 인도 보물들의 가치가 수백만 유로(한화로 수십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품목의 소유주는 런던의 알 사니 재단이며, 카타르 알 사니 왕가가 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16∼20세기의 인도 장신구 270점을 선보인 것으로 이번 전시회는 작년 9월에 개막해 이날 오후 폐막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