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3일(한국시간)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이정수(가운데)가 전반 동점골을 터트린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출처: FIFA 공식홈페이지)

촉망받던 공격수로 프로에 입단 후 수비수로 변신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허정무호의 중앙수비수 이정수(30, 가시마)가 일약 한국축구 해결사로 떠올랐다.

이정수는 1차전 그리스전에서 선제골을, 3차전 나이지리아전에서는 동점골을 각각 터트리는 등 공수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한국이 원정 첫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루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한국이 월드컵 도전사에서 수비수가 2골을 넣은 것은 1994년 미국월드컵 홍명보(2골) 이후 이정수가 처음이다. 이정수는 24일 FIFA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남아공월드컵 득점왕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허정무 감독이 지난 4월 30일 월드컵 예비명단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이정수를 아는 사람은 아마 흔치 않았을 것이다. 밴쿠버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의 이정수와 동명이인 축구선수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사실 이정수는 고교와 대학무대에서 촉망받던 공격수였다. 2002년 이정수는 기대 속에 안양(현 서울)에 입단했지만, 당시 안양은 화려한 공격진이 구성된 터라 그가 비집고 들어갈 자리는 없었다.

그의 재능을 아까워 한 조광래 감독은 이정수에게 수비수 변신을 권유했고, 이에 이정수는 살아남기 위해 2003년 시즌부터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공격수가 수비수로 변신한다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정수는 큰 키에 빠른 스피드, 좋은 헤딩력 등 자신의 장점을 살려 특급 수비수로 성장하게 된다. 이정수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4년 인천으로 이적한 후 이듬해에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면서부터다.

다시 이정수는 2006년 수원으로 이적했고, 2008년 공수에서 두루 걸친 활약으로 수원의 2관왕을 이끈 뒤 일본 교토 상가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해외로 진출했다. 이정수는 32경기에서 5골을 넣으며 진출 1년 만에 J리그 최정상급 수비수로 올라섰고, 올시즌 가시마로 이적해 2골을 기록 중이다.

대표팀에는 허정무 감독의 대표팀 부임과 함께 처음 발탁됐고, 2008년 3월 월드컵 3차예선 북한전에서 A매치에 데뷔했다.

이정수는 이번 월드컵에서 부상으로 낙마한 중앙수비수 곽태휘의 공백을 훌륭하게 잘 메워주면서 한국팀에 2골을 선사해 해결사로 급부상했다.

이정수가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도 다시 한 번 ‘골 넣는 수비수’의 모습으로 한국의 승리를 이끌지 기대된다.

▲ 나이지리아전에서 골을 넣는 이정수의 모습. 일러스트=박선아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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