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50년 6월 25일 민족상잔의 끔찍한 비극이 시작됐다. 북한군의 예고 없는 포성은 평화로운 일요일 새벽을 짓밟고 고요한 아침의 나라 한반도를 순식간에 전쟁의 참화로 몰아넣었다. 3년여의 전쟁으로 400만 명이 넘는 사망자와 1000만 명에 이르는 이산가족이 발생했다. 무엇보다 참혹한 것은 남북분단이라는 상흔을 안게 된 점이다.

휴전과 함께 계속되는 대립 속에서도 우리는 나라를 재건하고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했다. 총칼이 지척에서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업적을 이뤄낸 것은 세계사적으로도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전쟁의 기억이 세월 속에 멀어질수록 안보의식도 무뎌지게 됐다. 지난 5월 이명박 대통령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우리의 평화기반이 취약함을 알게 됐으며 국민도 불과 50km 거리에 장사정포가 우리를 겨누고 있음을 잊고 살았다”고 환기시켰다.

우리 장병 46명이 희생된 천안함 사태는 잠든 안보의식에 경종을 울렸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의 90.3%가 ‘정부의 적극적 안보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청소년의 73.4%가 북한의 재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천안함 사태 이후 강화된 안보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성인의 36.3%와 청소년의 58.7%는 6.25전쟁 발발 연도를 알지 못한다고 했다. 청소년 36.5%는 북한이 일으킨 전쟁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우리가 6.25전쟁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한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투철한 안보의식은 명확한 역사인식에서 나온다. 왜 전쟁이 났고 그 결과로 발생한 고통이 무엇인지 뼈저리게 아는 자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반면 전쟁의 고통을 모르는 자는 그만큼 안보의 중요성도 느끼지 못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그때를 되돌아보고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그리고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머나먼 이국땅에서 목숨을 바친 해외 참전국에 대해서도 항상 감사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런 마음을 갖는 것도 역사를 올바로 인식하는 한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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