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개통된 가운데 새해 첫 출근이 이뤄진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개통된 가운데 새해 첫 출근이 이뤄진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

버스 기사 “안전한 운행 가능”
종로2가~동대문거리 ‘5분 단축’
일반차량들 “도로 꽉 막힌다”
“4차선은 주차장이 따로 없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BRT)가 개통한 가운데 버스기사·승객들과 일반차량 운전자들의 입장이 엇갈렸다.

교통 혼잡을 막기 위해 서울시에서 시행한 중앙버스전용차로 정책에 대해 버스기사와 승객들은 “우선 운행 속도가 빨라져 이동시간이 단축됐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반면 운전자들은 “기존 8차선이 4차선과 6차선으로 줄어들면서 도로 위의 주차장이 따로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부터 흥인지문 교차로까지 2.8㎞ 구간에 이르는 ‘서울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를 개통했다. 중앙버스전용차로는 허가받은 버스만 통행하도록 함으로써 대중교통수단인 버스의 통행 속도를 높이고 도로 정체를 피하기 위해 지정된 차선이다.

기자는 새해 첫 출근이 이뤄진 지난 2일 평상시도 많은 유동인구로 인해 교통 체증 현상이 빈번히 발생하는 종로 일대를 찾아 중앙버스전용차로에 대한 버스 기사들과 시민의 반응을 살펴봤다.

버스기사 성태경(30대, 남)씨는 중앙버스전용차로 개통이 버스의 안전과 운행시간 단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씨는 “예전에 가차선(가로변 차선)으로 다닐 때는 주·정차된 차들도 많고, 늦은 밤에는 골목에서 갑자기 취객이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어 항상 주의를 해야 했다”며 “이렇게 중앙으로 버스가 이동하니 더 안전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종로2가에서 동대문까지 다니는 버스들이 5~6개의 정류장을 거치는데 운행시간도 5분가량 단축됐다”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개통된 가운데 새해 첫 출근이 이뤄진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개통된 가운데 새해 첫 출근이 이뤄진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2

이날 만난 대부분의 시민은 중앙버스전용차로 개통에 대해 “버스정류장을 쉽게 찾을 수 있어 편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종로1가역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서주영(23, 여)씨는 “도로 가에 정류장이 있었을 때는 앱(어플리케이션)으로 정류장을 찾아다닌다고 많은 시간을 보내 힘들었다”며 “중앙버스전용차로가 개통돼 멀리서도 버스정류장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영지(25, 여)씨는 “골목에서 버스를 탈 때마다 항상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류장을 찾아다녔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검색 없이도 정류장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양씨는 이어 “그 동안에는 공항버스정류장과 헷갈릴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중앙버스정류장 노선만 확인하고 타면 되니 편리해졌다”고 덧붙였다.

대구에서 올라온 윤서(21, 여)씨는 “버스가 모여서 다니니까 멀리서도 한 눈에 들어와 정류장 찾기가 편했다”며 “지방에 비해 버스 타기가 훨씬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개통된 가운데 새해 첫 출근이 이뤄진 지난 2일 가로변 차선의 버스정류장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가 개통된 가운데 새해 첫 출근이 이뤄진 지난 2일 가로변 차선의 버스정류장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3

이와 달리 일반차량 운전자들은 중앙버스전용차로 개통을 달갑지 않게 여겼다.

종로3가역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만난 최태웅(40대, 남)씨는 “(차량으로) 며칠 동안 종로일대를 다녀봤는데 아직까지 버스 노선 정리가 덜 끝난 것 같다”며 “일부 버스는 가차선으로 다닌다”고 불편함을 호소했다.

박공달(58, 남)씨도 최씨와 같은 입장이었다. 그는 “버스정류장이 중앙에 있지만 가차선에도 버스가 정차하는 경우가 있다”며 “버스가 양쪽에 다 서버릴 경우 승용차는 어쩔 수 없이 정체돼 있다가 차례대로 빠져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현장에서 교통질서를 살펴보던 이재하 서울시청 교통봉사원은 “중앙버스전용차로는 승용차, 택시 등에게 조금 불편한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에게는 편리함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교통 혼잡을 막기 위해 승용차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며 “다만 승용차 사용을 줄이기까지는 단계적으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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