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전쟁 60년, 누가 가르쳐주나
[기자수첩] 한국전쟁 60년, 누가 가르쳐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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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백하나 기자] 한국에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누가 참전할까? 답은 물론 ‘우리’다. 그러나 막상 전쟁이 터지면 ‘젊은이’의 공백을 고령의 ‘참전 용사’들이 채우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

6·25 전쟁 60주년 기념사업위원회가 지난달 28~29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5~59세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쟁이 났을 때 10명 중 4명은 ‘다른 지역으로 피난을 가겠다’고 답해 젊은 층의 국가 수호 의지가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으로 피난 가겠다고 답한 35.2% 외에 외국으로 피난 가겠다는 응답도 9.7%나 됐다. 전쟁이 나면 입대하겠다는 응답은 15.5%에 그쳤다. 간접적으로 군대를 돕겠다는 응답은 39.5%, 적극 대응하겠다는 응답은 55%로 집계됐다.

반면, 6·25 60년을 기념해 재방한 중인 유엔 참전 용사들은 ‘한국에 전쟁이 나면 한국을 위해 다시 싸우겠다’고 한다. 현재 유엔 참전용사들과 방한 행사를 함께하고 있는 박노혁 대한민국재향군인회 국제 협력실 부장은 “방한을 마치고 돌아가는 참전 용사들은 자신의 희생이 한국이 놀라운 발전을 이뤘다는 것에 크게 감동하며 다시 불러줘도 한국을 위해 싸울 것이라는 놀라운 얘기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으로 숙연케 하는 말이다.

외국인이 한국 전쟁에 다시 참전하겠다는 말을 했다는 것은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참전 행사를 준비 중인 국가보훈처 주요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참전 용사 중에는 ‘아리랑’만 들어도 눈물을 흘리고, 자국으로 돌아가서도 가전제품은 꼭 한국산만 쓰는 용사도 있다”고 전해 어두워진 우리의 의식을 되짚게 된다.

이와 관련 강단에서 대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S대 사회복지학과 황모 교수는 “전쟁을 체험한 세대가 고령이 되고 사회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젊은 층이 되면서 전쟁을 겪어 본 세대와 그러지 않은 세대의 공감대는 더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젊은 세대에게 전쟁을 가르쳐 줄 사람이 없다”고 개탄했다.

앞서 말한 조사 결과에서는 6·25 전쟁 발발 연도에 대해 물은 결과 15~19세 연령층 47%, 20~29세 연령층에서는 49.4%만이 전쟁 발발 연도를 안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초·중·고·대 최소 12년 이상 이수, 대학 진학률 90%에 육박하는 한국은 서당을 다닌 동안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가르쳐왔던 것일까. 서당 개 3년 이면 풍월을 읊는다지만 정작 우리의 사회의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이게 다 ‘무지’ 때문이다. 이제라도 한국의 전쟁의 바른 역사와 의미에 대해 제대로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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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영 2010-06-26 16:50:38
6.25는 우리 민족뿐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결코 지워지지 않는 큰 흉터로 남아 있습니다. 누군가 만일 위험한 기계를 다루면서 부주의로 크게 다쳤는데, 거기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같은 잘못을 또다시 범해 목숨을 잃을만한 부상을 당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