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수출액이 490.7억 달러 실적을 보여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식을 줄 모르는 수출 경기 호황으로 2017년 연간 수출은 사상최대인 5741억 달러를 기록하며 2014년 이후 3년 만에 무역 1조 달러를 회복했다. 반도체·석유화학 등 주력품목들이 해외로 잘 팔려나가 지난해는 역대 최단기간 내 수출 5000억 달러 돌파 기록을 세우기도 했던바 이렇게 수출 실적만 봐서는 국내경기가 단번에 되살아나고 올해도 꾸준할 것이라 예상되고 남음이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올해의 수출 증가율을 4%대로 대폭 낮춰 잡았다. 작년 수출 증가율 15.8%의 4분의 1 수준이다. 어디까지나 정부예상이긴 하지만 민간기업, 경제학자들도 마찬가지로 올해 수출 전망에서 급격한 추락을 예상하고 있으니 그 원인으로 세계무역시장의 환율 변동, 보호무역의 확산 등 악영향을 꼽고 있다. 특히 보호무역을 내세운 미국 등 부국들이 많은 가운데 한국이 안고 있는 리스크는 북한의 핵 위협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지속되는데다가 원화 강세, 고금리, 유가 상승 등 ‘신(新) 3고현상’의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경제는 최근 수출로 버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출의 17%를 점하고 있는 반도체가 활기를 띠고 수출의 효자노릇을 단단히 해 지금까지 호황기를 누려왔지만 자칫 세계적으로 반도체 업황이 나빠진다면 한국 경제는 하루아침에 곤두박질 칠 우려가 없지는 않다. 그뿐만이 아니라 올해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한(對韓) 통상 압박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고, 또 중국의 사드 보복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것도 한국 경제에 먹구름으로 작용될 수 있는 것이다.

아직 우리 경제는 정상적인 경기 흐름구조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침체된 국내경기 속에서 실업률은 높고 기업은 공격 투자를 꺼리고 있다. 국민이 생활현장에서 느끼는 체험 정도가 훨씬 어려우니 지금은 무엇보다 경제 살리기가 우선이라는 사회여론이 높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정부에서는 올해 국정기조를 국민이 체감할 경제성과에 중점을 두고, 민생살리기에 주력 의지를 표명했지만 실제로 국민 주름살이 펴지고 삶이 향상되는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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