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정초부터 남북 당국자 간 만남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북한이 참석 용의를 밝히고 나온 것이다. 그 발단은 청와대가 지난 12월 29일 대변인 명의로 밝힌 대북 메시지이다. “남북이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로서 책임있는 위치에서 남북관계 해법 찾기를 바란다”고 전하면서, 평화적인 대화의 전제가 될 수 있는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석하기를 촉구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을 참가시킬 용의가 있다”고 응답해온 것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한국에 대해 대화협력을 내세우면서 미국에 대해선 핵 위협 강도를 높이는 투 트랙을 쓰고 있다. 김 위원장의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는 언급은 엄포, 과시용으로 보인다. 청와대에서는 평창올림픽 참가 용의에 대해 공식적으로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국내의 일부 북한전문가들은 북한의 이중적인 메시지가 담고 있는 진정성 파악에 열중하면서 다양한 해석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이중 플레이는 그간 다져진 돈독한 한미동맹의 결속을 저해하면서 빈틈을 만들겠다는 고도의 술책이 숨겨져 있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이 참석하는 것은 세계평화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다. 그 위에 북한이 핵 도발을 완전히 멈추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성의를 보이며 상응한 노력을 한다면 국제사회에서는 적극 환영할 일이다. 사실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출전 자격을 딴 피겨 종목 이외에는 나설 종목은 거의 없지만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초청장을 보냈고, 경기종목에서 북한에 와일드카드를 주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으니 성사될 확률은 매우 높은 것이다.

2월 9일부터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은 한반도 평화는 물론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길이다. 일부 참가 예상국 가운데는 북한의 방해 공작이 현실화될 경우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와 그 성과를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김정은 위원장의 동계올림픽 참가 용의와 대화협력 제의에 대해 정부당국에서는 그 진정성을 북돋워 지속적인 한반도 평화 보장과 남북대화의 물꼬를 틔울 수 있도록 백방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같은 노력으로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다면 지난해 7월 6일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 보장을 위해 천명한 독일 ‘신베를린 선언’ 실천의 첫 단추를 끼우는 계기가 될 것이고, 한반도운전대론의 시작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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