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2018년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띠의 해가 밝았다. 개는 사람에게 붙임성이 있고 헌신적이며 책임감이 강하다. 희망찬 새해와 더불어 이제 곧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 황금개띠의 해에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을 찾는 국내외 모든 선수와 임원 관광객들에게 친절하고 헌신적으로 봉사하여 국격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올림픽은 스포츠 경기뿐 아니라 정보기술(IT)로도 경쟁하는 첨단 기술의 향연장이었다. 올림픽에서 첫 선을 보인 기술은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보편화됐다. 세계 최초 흑백TV 생중계는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컬러TV, 2006년 토리노올림픽은 최초의 모바일 생중계를 선보였다. 2012년 런던올림픽은 최초의 소셜네트워크(SNS)로 실시간 정보를 전달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만 해도 1억명이었던 전 세계 페이스북 이용자 수는 2012년 런던올림픽을 거치면서 9억명으로, 트위터 이용자는 600만명에서 1억 4000만명으로 늘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대중화 계기가 됐고 2016년 리우올림픽을 통해서는 인터넷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대용량 데이터를 이용한 ‘클라우드’를 활용한 4K UHD 생중계 등 첨단 기술 역사로 이어졌다.

평창을 역대 최대·최고의 ICT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 평창엔 5G부터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가상현실(VR)까지 한국의 ICT 기술이 총동원된다. 선수와 임원, 올림픽 관광객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들어서자마자 스마트폰으로 길 안내 애플리케이션 ‘AR 웨이스’를 실행시키면 필요한 정보가 증강현실(AR)로 한눈에 들어온다. 숙소로 이동하는 ‘5G 버스’에 타면 4G(LTE)보다 다운로드 속도가 20배나 빠른 속도로 버스 안에서는 영화 한 편이 몇 초 만에 스마트폰에 저장된다.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공식 통·번역 소프트웨어 ‘지니톡(8개국어 통·번역)’이 세계 각국어로 통역해준다. 개·폐회식이 열리는 평창 올림픽스타디움 내의 올림픽 체험관에서는 5대 ICT 기술(5G, IoT, 증강현실, 자율주행, UHD)을 모두 체험할 수 있다.

평창 거리 한편에 비치된 ‘IoT 파노라마’ 서비스를 이용하면 360도 VR 기술로 거리 전체를 볼 수 있다. 주변 중앙시장 곳곳의 맛집을 고르고 찾아갈 수 있는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거리에서 열리는 주요 행사를 한눈에 알려주는 ‘스마트 미디어월’, 행인들의 동작을 인식해 보여주는 미디어 아트, 건물의 벽면을 디스플레이처럼 활용하는 ‘스마트 파사드’도 만날 수 있다. 평창이나 강릉을 찾는 관광객들은 올림픽현장에서 첨단기술이 생활 속으로 들어오는 체험을 하게 된다. 평창에서 가장 가까운 해변인 강릉에 첨단 IoT 기술을 적용한 ‘IoT 스트리트’가 생긴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세계 최초로 올림픽 주요 경기를 현재 HD TV 화질보다 4배 선명한 UHD로 방송한다. 인천공항과 평창에 UHD 초대형스크린을 설치하고, CGV는 스크린X를 통해 평창올림픽을 홍보한다.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자율주행차도 평창올림픽 개막일을 달군다. 인천국제공항에서부터 평창까지 200㎞ 구간에서 자율주행 성능을 탑재한 버스와 승용차 등이 올림픽 기간 중 운행될 계획이다.

산업계도 평창올림픽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증강현실(AR) 등 기술력을 갖추고도 대기업보다 해외 바이어 접촉이 쉽지 않던 국내 중소·중견 ICT 기업들은 올림픽이 ‘기회의 장’이 될 전망이다. 해외 업체들도 평창 ICT 올림픽에 참여한다. 인텔은 공식 후원사로 나서 가상현실(VR)과 5G 플랫폼, 360도 리플레이 콘텐츠 같은 신기술을 선보이고 퀄컴과 에릭슨·노키아 등은 KT 등 국내 업체와 협업해 5G 구현에 앞장선다.

올림픽에 적용된 각종 첨단기술은 일반 관람객들도 누구나 직접 몸으로 느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우리나라 경쟁력과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서울올림픽이 한국 경제·사회 발전에 한 획을 그었듯이 평창올림픽은 저성장 길목에 선 한국 경제와 분열된 사회에 번영과 화합을 불러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세계인 이목이 집중된 평창올림픽에서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첨단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반전 기회를 맞이할 수 있다. 평창을 역대 최대·최고의 ICT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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