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하늘에서 본 올림픽공원과 인천 상륙에 이은 서울 수복 직후의 서울역 앞 남대문 전차길 (연합뉴스)

“진정한 선진국 진입 위해 성숙한 시민의식 갖춰야”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대한민국은 일제의 침탈과 광복, 6.25전쟁이라는 민족의 수난과 격동의 시대를 거쳐 오면서 국토는 폐허가 되고 국민은 가난에 허덕이는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발전과 선진화된 자유민주주의를 동시에 성취해 낸 유일한 나라로 꼽히고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1960년부터 1995년까지 35년간 연평균 경성장률에서 세계 1위인 7.1%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60년대 말에 제1차 경제개발계획이 마무리 되면서 많은 도약을 이뤘다. 1970년대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제창한 ‘잘살아보세’ 새마을 운동으로 평균 1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며 성장 가속도가 붙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1973년 중동전쟁과 함께 찾아온 오일쇼크와 1997년 외환위기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대한민국을 단숨에 위기에 빠트렸다.

1973년에는 보릿고개를 해결하기 위해 ‘통일벼’를 개발해 식량증산을 꾀해 공업화의 기초가 마련됐다. 또한 중동지역 건설과 금 모으기 운동을 벌이는 등 단합된 힘으로 위기를 극복해냈다.

1960년대 초만 해도 우리나라 수출품은 자연광물이나 수산물이 주종이었으나 1965년을 계기로 본격화된 수출장려 정책은 수출품의 면모를 확 바꿔놓았다.

70년대를 들어 가발이 주요 수출품목으로 떠올랐고 80년대에서는 자동차와 조선, 반도체가 우리 수출의 주력품목이 됐다.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1인당 국민소득도 2만 달러를 넘어섰다. 1953년 67달러였던 1인당 국민소득은 2007년 2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일궈온 한국 경제 60년은 전 세계에 ‘한강의 기적’을 각인시키며, 동양의 최빈국에서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등극하는 큰 역사를 만들어냈다.

특히 88올림픽은 분단국가라는 부정적 이미지와 국제적 외교의 한계를 극복해 정치 경제 사회 스포츠 등 다방면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저녁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압둘라 귤 터키 대통령에게 한국전 참전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은 `땡큐액자(Thank You Frame)'를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9년에는 한국전력이 총 건설비 200억 달러에 달하는 UAE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쾌거를 이뤄낸 데 이어 터기 원전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 11월에는 G20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개최된다. 이제 대한민국은 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 하는 나라로 바뀌었다. 한국은 지난 2009년 개발원조위원회(OECD DAC) 정식회원이 됐다. 진정한 선진국 클럽에 들어간 것이다.

스포츠 방면에서도 대한민국은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주 종목인 쇼트트랙은 물론, 스피드 스케이팅과 피겨 스케이팅을 비롯한 다양한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종합순위 5위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세계적 스포츠 스타로 떠오른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며 국가브랜드 이미지 효과는 6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한상완 전 연세대 원주 부총장은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의 주역인 박지성·박주영 선수를 비롯해 김연아 선수는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자신의 분야를 즐기는 젊은 세대들의 당당한 매력을 보면 한국의 미래가 든든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력은 선진국 대열에 다가섰지만 기초 생활 질서 의식은 여전히 부끄러운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민병철 건국대 국제학부 교수는 “G20 정상회의를 국격 향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건국대에서 시작된 글로벌 지키기 운동을 범국민적 운동으로 확산시켜 국가의 품격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자발적인 시민들의 참여로 구성된 ‘G20 시민봉사단(봉사단)’도 지난 11일 출범했다. 봉사단을 이끄는 국민대통합운동연합의 장석권 이사장은 “업코리아(Up-Korea) 운동을 통해 시민의식의 선진화는 물론 대한민국이 한 단계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며 “국민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 한국전쟁 중 청계천 판자집촌에서 빨래하는 여인들과 아이들 모습과 유엔군 수송선을 타려고 흥남부두에 몰려든 주민들(사진제공: 월드피스자유연합)

6.25 실물자료 전시한 60주년 특별기획전 인기

행정안전부가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19세 이상 성인남녀와 중·고교생 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성인의 36.3%와 청소년의 58.7%는 6.25전쟁 발발 연도를 알지 못했다. 6.25를 북한이 일으켰다는 사실을 모르는 응답자도 성인 중 20.4%, 청소년 중 36.3%에 달했다. 전후세대가 85%를 넘어가면서 6·25전쟁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먼 역사 속의 전쟁인 양 잊혀져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6.25 전쟁의 역사를 생생히 전달하기 위한 다채로운 한국전쟁 관련 유물·그림·사진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웬만한 6.25 기획전은 다 찾아봤다는 김종국(76,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씨는 “전후세대들은 우리나라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왔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올해는 특별히 한국전쟁 60주년이라서 행사가 많은데 평소에도 대한민국의 역사 현장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특히 오는 11월 30일까지 전쟁기념관에서 개최되는 6.25전쟁 60주년 특별기획전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전쟁기념관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현재까지(24일 기준) 7만 8000명이 다녀갔다.

유을규 6.25전쟁 TF 차장은 관람객들의 높은 호응도에 대해 “한국전쟁을 비롯해 현재까지 한국의 발전상을 사진, 실물 모형, 영상물 등의 다각도로 전시해 놓아 많은 분들의 궁금증이 해소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관람객들은 대형벽면에 전시된 각종 무기, 사진과 영상, 생활용품 등의 실물 자료를 통해 6.25이후 세계 최빈국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오늘날 북한의 생활상과 정치범 수용소의 모습 등과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비무장지대의 사진과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1년에 한 번은 꼭 전쟁기념관을 들린다는 김정우(80, 경기도 고양) 씨는 “나라가 없으면 아무 소용없다. 우리는 전쟁을 경험해 봤으니까 그 고통을 알지만 요즘 세대들은 잘 모른다”며 “6.25 전쟁의 역사를 알리는 행사가 많아야 안보의 중요성을 그나마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월드피스자유연합은 2005년부터 6.25전쟁 사진전을 전국적으로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월드피스자유연합(안재철 대표)의 ‘역사 바로 알리기, 6.25전쟁 사진전’은 지난 2005년부터 꾸준히 전국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는 특별히 60주년을 맞아 참전 16개국의 국기도 게양하고 있다.

안 대표는 특히 6.25전쟁 발발 및 전개 과정, 전쟁이 남긴 상처와 비극에 대한 설명(한글·영어)까지 해놓아 시민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안 대표는 “잊혀가는 동족상잔의 비극적 6.25전쟁에 관해 시민들과 외국인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이 알기를 원한다”며 “사진으로나마 전쟁의 고통과 참혹함을 보여줘 현재 대한민국이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