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재판에 증인으로 대거 채택

손경식·김승연·신동빈 등 출석

이재용 ‘2심 선고’ 결과 주목

‘오너리스크’에 대기업들 불안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지난해 그 어느 때보다 악재에 시달린 재계 총수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에 줄줄이 증언대에 선다.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등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오는 8일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시작으로, 11일 구본무 LG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심문한다.

15일에는 박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증인 심문이 이어진다.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앞서 4일에는 소진세 롯데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하현회 LG 부회장이 출석할 예정이다. 또 9일에는 김창근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김영태 SK그룹 부회장, 박영춘 SK수펙스추구협의회 팀장(부사장) 등의 증인신문도 예정돼 있다.

검찰은 대기업 총수들을 상대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공모해 사익을 추구한 것으로 알려진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경위 등을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현대차·SK·LG 등 18개 그룹 53개 계열사는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통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774억원을 출연한 바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일부 주요 대기업은 ‘오너리스크’ 우려를 안고 있다. 재계 1위 삼성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해 2월 구속기소된 이 부회장은 사실상 1년 가까이 총수의 자리를 비워두고 있는 상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27일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에게 항소심에도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최대 관심사는 이 부회장의 2심 결과다. 2심 선고는 2월 5일 내려진다. 이 부회장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대규모 투자 결정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삼성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국내는 물론 국제 신용평가사에서 나오고 있다.

17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22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아 큰 위기를 넘겼지만, 2심을 준비해야 한다.

검찰이 경영비리 혐의에 대한 재판 결과에 불복, 항소한 데다 신 회장도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만큼 대법원 재판까지 긴장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신 회장은 오는 26일 일명 ‘최순실 게이트’ 연루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재판도 앞두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자택 인테리어 공사에 회삿돈을 쓴 혐의로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 회장과 배우자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은 2013년 5월부터 2014년 1워라지 본인 소유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 총 70억원 중 30억원을 비슷한 시기에 영종도 H2호텔(전 그랜드하얏트인천) 공사비용으로 떠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의 칼날이 향하고 있는 효성그룹도 불안한 새해를 맞고 있다. 검찰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을 이달 중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3일 효성그룹 건설 부문 박모 상무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했다. 박 상무는 홈네트워크 설비 조달에 업체를 하나 더 거치도록 하는 방식으로 회사에 백억 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효성그룹 차원에서 비자금 조성을 목적으로 불필요한 업체 하나는 중간에 끼워 넣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검찰은 지난달 17일 효성그룹 본사와 관계회사 4곳, 관련자의 주거지 4곳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은 그간 효성그룹 조석래 전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형인 조현준 회장을 포함한 그룹 계열사 임원들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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