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무술년 첫날인 1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 첫해가 떠오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무술년 첫날인 1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 첫해가 떠오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전쟁의 상처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역사의 현장인 경기도 파주 임진각. 무술년(戊戌年)의 첫 일출을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1일 파주 임진각을 찾았다.

쌀쌀하지만 청명한 날씨 덕분에 이날 이곳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은 임진각 옥상전망대에서 기막힌 해돋이 광경을 지켜봤다.

이들은 장엄한 일출 광경을 바라보며 새해 소망을 기원했다. 특히 이날 강원도, 경상남도 등 전국 각지에서 북한 땅이 보이는 임진각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 이들도 적지 않았다.

7시 54분경 해가 모습을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자 여기저기서 “아름답다” “정말 밝다” “대박이다” 등 탄성이 절로 터져나왔다.

딸을 목마 태운 아빠, 손자를 안고 있는 할아버지, 부둥켜안고 있는 연인들의 모습 등 다양한 모습의 시민은 영하 12도까지 내려간 혹독한 추위를 견딘 끝에 붉은 태양이 솟아오르자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특히 파주 임진각은 실향민들이 찾아와 북녘 땅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적시는 곳이다.

아들(44)과 함께 무술년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부산에서 왔다는 이명옥(67, 여, 부산시 남구 문현동)씨는 “6.25 전쟁 때 부모님과 함께 남한으로 내려왔다. 당시 어머니 뱃속에 있었다”며 “부산에 정착한 부모님이 빈대떡 장사를 해서 6남매를 다 키우고, 날 시집보낸 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부모님 고향이 황해도인데 고향이 가까운 곳에서 아들과 함께 일출을 보고싶어서 난생 처음 임진각에 왔다”며 “올해는 북한이 평화적으로 나와서 남북관계가 좋아지고 미래가 밝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1일 파주 임진각 옥상전망대를 찾은 사람들이 무술년 첫 일출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1일 파주 임진각 옥상전망대를 찾은 사람들이 무술년 첫 일출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18.1.1

임진각 산 너머로 붉게 솟은 무술년 첫 해를 보며 북녘의 고향 땅을 밟아보지 못하시고 돌아가신 아버지와 장인어른이 생각났다는 박정철 씨(41, 남, 의정부) 가족과 함께 장모님을 모시고 이곳을 찾았다.

매년 이곳을 찾지는 못하지만 하루 빨리 통일이 이루어져 실향민들이 자유롭게 남과 북을 오가기 바란다며, 올해는 가족 모두가 건강했으면 한다는 소망을 전했다.

강원도 강릉에서 올라왔다는 60대의 한 남성은 “매년 강릉에서 일출을 봤었는데 올해 처음으로 임진각을 찾았다”며 “아내가 많이 아픈데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안고 왔다”고 전했다.

무술년 첫 해가 붉게 솟았다. 붉게 솟은 해를 바라보며 각자가 품었던 그 소망이 이뤄지는 한 해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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